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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장기선도금리 인하에 '돈 더 쌓아야…'
한보라 기자
2021.12.28 07:54:42
장기선도금리 인하 추세화···"당장 RBC비율 급격한 악화는 없다" 의견도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7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한보라 기자] 장기선도금리(UFR) 인하로 생명보험사 자본 확충이 시급해졌다. 장기선도금리는 관찰할 수 없는 국채 만기 이상, 즉 60년 이상의 금리를 추정한 값으로 해당 금리가 올라가면 보험사의 부채부담이 줄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부담이 늘어난다. 그동안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 장기선도금리를 5%대로 적용하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차 계량영향평가(QIS) 때 5.20%까지 상향됐던 장기선도금리를 0.15%포인트 이상 내릴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으로 장기선도금리가 4%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선도금리 인하 방향이 포함된 금리기간구조는 내년 1월 중 보험업계에 안내될 예정이다. 


금감원 리스크제도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이번 장기선도금리 인하에 따른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잉여금 감소분이 일부 상쇄될 것"라며 "자산·부채종합관리(ALM) 등 각 보험사들의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추가적인 인하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자기자본 확충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고금리 확정형 계약을 다수 취급한 대형 생보사들은 LAT잉여금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보험부채 대비 자본완충력은 어떤 상품을 더 많이 팔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보장성, 변액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LAT순잉여액비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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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장기선도금리 하향 조정이 추세화될 가능성에 있다. 현행 지급여력(RBC) 제도에서는 부채를 원가로 평가한다. 자산은 시가로 평가하고 대출채권과 만기보유채권 등은 원가로 평가한다. 그러나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K-ICS 하에서는 자산·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따라서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할인율이 중요하다.


이때 장기선도금리 인하로 할인율이 낮아지면 LAT 금액이 늘어나면서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상품의 보험금 지급을 대비해 적립해야 하는 평가대상준비금도 커진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내년 중 두 차례 이상 장기선도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보험사의 주된 운용자산인 채권 수익률이 선방할 수 있는 데다 장기선도금리의 한 축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조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생보업계 '빅3(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평가대상준비금 누적액은 311조2233억으로 22개 생보사 합계액의 43.4%에 육박했다. 그러나 자본완충력을 나타내는 LAT순잉여액비율 평균은 전체 평균 대비 13%포인트 낮은 10.4%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LAT순잉여액비율도 14.1%에 불과했다.


전체 22개 생보사 중 LAT순잉여액비율이 가장 높은 건 라이나생명(214%)이었다. 라이나생명은 보장기간 내내 보험료를 받는 전기납 형태로 보장성보험을 팔아 LAT금액이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보험금이나 사업비 부담이 수치상으로 적게 나타난 것이다.


중형사 중에서는 신한라이프(23.5%), 푸르덴셜생명(19.94%), AIA생명(17.89%) 등의 대응력이 우수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효과도 컸다. 합병 전 오렌지라이프의 LAT순잉여액비율은 32.4%로 높았다. 미래에셋생명(11.2%), 흥국생명(9.7%) 등은 상대적으로 열위한 완충력을 나타냈다.


물론, 보험사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장기선도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국고채 50년물이 2%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제적 실질과 지표 사이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평이다. IFRS17 도입 취지에 맞게 재무건전성을 보완하려면 장기선도금리가 4%대 초반까지 내려와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장기선도금리가 높은 편이 평가대상준비금을 적게 적립해도 돼 좋을지 모르겠지만 과소 계상이 이어질 경우 추후 보험금을 지급할 때 역마진 문제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 연구원은 "내년 연초에 장기선도금리가 내려간다고 보험사 RBC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크게 타격을 입진 않겠다"며 "이번 조정은 저금리 추세가 완화됨에 따라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은 내년 중 장기선도금리를 3.45%까지 하향할 방침"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2023년까지는 장기선도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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