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한울 기자] HK이노엔이 올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의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선진국 의약품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에서 케이캡의 시장성을 입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엔의 케이캡은 이르면 올해 1분기께 중국 출시가 된다. 이노엔은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에 9500만달러(약 1140억원) 규모로 케이캡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뤄신은 지난해 2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에 케이캡을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허가 신청했다.

업계는 케이캡이 중국에 출시되면 PPI(양성자펌프억제제) 계열 약물 위주의 중국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빠르게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캡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치료제로 기존 PPI 계열 약물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효과가 오래 지속돼 한밤 중 위산 분비로 인한 속쓰림 증상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식사 30분~1시간 전 미리 복용해야 하는 기존 PPI(양성자펌프억제제)계열 약물과 달리 식전·식후 상관없이 먹을 수 있어 편의성도 뛰어나다.

이미 케이캡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케이캡의 지난해 11월 누적 처방액은 984억원으로 2020년의 처방액인 76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노엔은 중국 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올해와 내년 중 중남미, 동남아 시장에 케이캡을 출시하는 등 2028년까지 100개국 이상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이노엔은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 제약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와 미국, 캐나다 시장에 대한 케이캡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6400억원(5억4000만달러)규모다.

이노엔은 2020년 5월부터 케이캡의 미국 임상1상을 진행해왔고 현재 마무리 단계다. 향후 진행될 임상은 파트너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가 연내 진행할 예정이다. 

북미지역에는 현재 PPI(프로톤펌프 억제제)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만 출시돼 있다. 그러나 PPI 계열 제품에 효과를 얻지 못하는 중증 이상의 가슴쓰림 증상이나 심각한 식도 점막 손상이 나타난 환자 군이 전체 위식도역류질환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새로운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노엔 관계자는 "올해는 케이캡 글로벌 진출의 원년이 되는 해"라며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와 중남미 국가의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2028년 글로벌 100개국에 케이캡 진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미국 임상3상 준비, 중국 현지 출시 등 글로벌 빅마켓에서 케이캡이 본격적으로 활약할 예정"이라며 "PPI계열의 한계점을 극복한 P-CAB계열의 케이캡은 빠른 약효 발현, 우수한 약효 지속성, 식전식후 관계없이 복용 가능한 점 등을 내세워 국내 시장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블록버스터 신약의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