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입성한 키움증권의 황현순 신임 대표이사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실적 성장을 주도해 온 리테일 부문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2089억원으로 전년(9690억원) 대비 24.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037억원으로 같은 기간 28.48% 늘었다. 이번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면서 키움증권은 200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입성하게 됐다.

전통 리테일 강자답게 리테일 부문이 최대 실적 달성을 이끌었다. 키움증권의 리테일부문 순영업수익은 9650억원으로 전년(7260억원) 대비 33.1% 증가했다. 금융수익이 3270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 들였고 국내주식(3080억원), 해외주식(1650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리테일 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수익 중 67%가 리테일 부문에서 발생하면서 전년(63%)보다 4%p 늘었다. IB부문은 15%에서 14%로 1%p 감소했고 홀세일도 전년(8%)보다 3%p 줄어든 5%를 기록했다. 투자운용부문은 14%로 전년과 동일했다.

문제는 올해 성적표다. 증시 침체에 따라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693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3472억원)보다 22.4%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도 2096억원으로 전망되면서 전년 동기(2668억원)보다 2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내용이 언급되는 등 긴축통화 정책이 강화되는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영향이다. 이에 거래대금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6542억원이다. 작년 12월(21조1473억원)보다 2.33% 줄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21일 기준)은 18조1048억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20년 3월(18조4953억원) 이후 처음이다.

키움증권의 수탁수수료 추이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분기 2717억원을 기록하던 키움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분기 2059억원, 3분기 2069억원을 나타낸 후 4분기 1910억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황현순 대표가 취임 첫 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임인 이현 대표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던 리테일 부문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종합금융투자 인가를 통해 IB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9월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에 종투사 인가 신청을 낸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 중 금융위원회의 지정을 받은 곳으로 종투사 지정을 받으면 IB 및 WM 부문을 영역을 확대해 사업 다각화가 가능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종합금융투자 라이선스 취득이 예상돼 IB부문에서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IB부문의 이익 기여도 증가는 브로커리지 부분의 이익 민감도를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며 주식시장 등락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키움증권 주가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