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노우진, 김나연 기자]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되면서 인간이 기계와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어요. 이전에는 예외 없이 손으로 클릭하거나 타이핑을 해야만 했다면, 이제는 직접 말로 기계에 명령을 내리는 게 가능해진 거죠. 메타가 최근 발표한 메타버스 속 음성인식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구름과 피크닉 용품 등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시연한 바 있어요.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대두되고 있는 건 메타버스뿐만이 아닙니다.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음성인식 기능이 주목받고 있어요. 2021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인 시리에 엔진을 공급한 기업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4일(현지시간) 이 거래가 종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오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식을 자세히 알아보면서 애프터마켓을 시작하도록 해요.

마이크로소프트, 뉘앙스 인수 마침표

무슨 일이지?

지난해 4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 인수 추진 소식을 전했는데요, 그 이후 11개월 만에 M&A 작업을 모두 마쳤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일(현지시간) 음성 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 뉘앙스를 196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체결한 M&A 계약 중 두 번째로 커요. 가장 큰 M&A는 2016년 진행된 링크드인 딜로, 그 규모는 262억 달러예요.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뉘앙스 인수를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 부문의 점유율을 넓히려는 계획이에요. 뉘앙스는 의료 분야에 특화된 선도적인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미국 병원의 77%가 뉘앙스의 솔루션을 채택했어요. 내과 의사 중 55%, 방사선 전문의 중 75%가 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해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와 AI 그룹 부문장인 스콧 거스리는 "이번 M&A를 통해 뉘앙스의 대화형 AI와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산업용 클라우드와 융합됐다"면서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 이용자들은 더 낮은 가격에 고품질의 헬스케어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특정 산업 부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헬스케어 부문에 진출하려는 또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로 오라클이 있는데요. 오라클은 2021년 12월 283억 달러에 디지털 의료기록 관리 업체 서너를 283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헬스케어 외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에요. 일례로 뉘앙스의 음성 인식 솔루션을 세계적인 금융기관 20곳 중 19곳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거스리 부문장은 "사업 영역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분야에서 '엣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어요.

소니-혼다, '전기차 동맹' 맺는다

무슨 일이지?

일본의 대표 전자기업 소니그룹과 완성차업체인 혼다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동맹을 맺습니다. 탄탄한 생산 기반을 갖춘 혼다가 전기차 제조를 맡고 강력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자랑하는 소니가 전기차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맡을 예정입니다.

양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해 안에 전기차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오는 2025년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어요. 양측은 "기존 발상에 얽매이지 않고 의사결정 속도를 빠르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작회사는 전기차 기획부터 설계 및 개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강점을 지닌 전자기업과 차량 생산 기반 및 글로벌 판매량을 보유한 완성차업체가 결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혼다 사장인 미베 도시히로 역시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이번 동맹은 양사에 있어 약점을 해결하는 한편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긍정적 결합입니다. 지난달 4일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소니는 생산 능력 부족이 약점으로 꼽혔는데요. 이를 혼다와 손잡으며 단숨에 해결한 것입니다. 또 혼다 역시 전기차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필요로 했는데, 소니를 통해 이 부분을 충족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혼다와 소니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거죠.

주가는 어때?

소니그룹 주가는 4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76% 하락한 98.47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장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기술주가 하방 압력을 받은 영향입니다.

혼다 주가 역시 하락세를 기록했는데요. 혼다 주가는 전일대비 2.81% 내린 29.0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이날 완성차업체는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는데요. 토요타 자동차(-3.12%), 포드(-4.26%), 제너럴모터스(-5.58%) 등 경쟁기업에 낙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혼다 주가는 소니와의 합작회사 설립 소식이 알려진 후 시간외거래에서 크게 뛰어오르며 1.88% 상승한 28.54달러를 기록했어요. 전기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죠. 반면 소니 주가는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시간외거래에서 하락 마감했는데요. 이는 투자자들이 소니의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유의미한 호재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후 소니가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면 장기적으로 주가를 견인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위위크 너마저

무슨 일이지?

3월 3일 공유 차량의 대표 주자인 그랩의 주가가 30%대 하락을 기록했는데요, 이후 위워크 주가도 급락했어요. 지난 4일(현지시간) 위워크 주가는 22.44% 하락한 4.77달러에 마감했어요.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7.13% 반등했지만, 주가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6달러 밑으로 하락한 상태에요.

타개책이 필요한 위워크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어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위워크가 신주를 발행해 2억 달러를 조달하려 한다고 보도했어요. 투자 방식은 상장사가 사모투자를 유치하는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가 될 것으로 보여요. 다만 실제 투자 유치가 이뤄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해요. 블룸버그 보도 후 위워크는 "현재로서는 추가 지분 발행 계획이 없으며, 3분기 말 우리의 유동성은 23억 달러"라고 밝혔어요.

주가는 어때?

위워크는 2021년 10월 SPAC 합병 방식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어요. 합병 직전 약 10달러이던 주가는 한때 13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어요. 그러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위워크가 명성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에요.

위워크는 2019년 34억 5859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85% 상승한 수치에요. 그런데 2020년 매출은 34억 1586만 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2021년 3분기 매출은 6억 6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47% 하락했어요. 여전히 위워크는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