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박현종 bhc그룹 회장의 BBQ 전산망 불법접속 혐의 관련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이후 두 차례나 연기됐던 공판이 다시 재개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여타 재판에 미칠 영향 또한 지대해졌다는 이유에서다.

7일 오후 2시서울동부지법 형사 11단독(부장판사 정원)은 박현종 회장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관련 8차공판을 열었다. 당초 8차공판은 지난해 12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연기됐으며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에 따른 담당 재판부 변경이후 재개됐다. 이날 8차공판에서는 재판부 변경에 따라 새로운 증인및 증거물 확인 등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고 다음달 18일 9차공판을 열기로 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불법으로 습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경쟁사인 BBQ의 내부 전산망을 접속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사내 정보팀장으로부터 해당 아이디와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 등을 건네받아 bhc와 BBQ가 진행 중이던 국제 중재소송에 관한 서류, 매각 이전 bhc 매출현황 분석 등의 자료들을 열람, 다운로드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회장의 휴대폰에서 비비큐 직원 2명의 사내 그룹웨어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기재된 쪽지 사진을 입수했고, A bhc 정보팀장으로부터 박 회장에게 이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bhc는 박 회장의 접속사실을 특정할 수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BBQ에 접속한 로그기록은 타인에 의해 쉽게 수정가능한데다 패스워드의 경우 수시로 변경되는 만큼 쉽게 접속할 수 없다는 까닭에서다. 더욱이 박 회장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했다는 유일한 증거가 사진파일인데 촬영시기와 접속 시기가 맞지 않고 직접적인 접속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이번 재판결과가 여타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BQ측 주장대로라면 bhc가 열람한 BBQ 내부 정보에 매출액은 물론 두기업이 맺은 물류용역계약, 상품용역계약 건도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bhc의 일부 승소로 끝난 물류용역대금소송 1심판결이 대표적이다. 해당 소송은 bhc가 2012년부터 BBQ와 BBQ 계열사의 물류용역을 처리하고 소스 등 식자재를 공급하기로 한 계약에서 비롯됐다. BBQ는 2017년 신뢰 관계 훼손 및 신메뉴 정보 보안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고, bhc는 BBQ를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bhc가 제기한 미지급 물류용역대금과 물류용역대금을 BBQ측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했다. 계약기간과 관련해서는 당초 15년이 아닌 10년간의 대금을 기준으로 상정했으며, 배상금액 규모도 약 99.7억원(미지급 대금 포함 약133억원)을 선고했다.

여기서 만약 당시 박 회장이 BBQ 내부 전산망을 접속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현재 2심으로 넘어간 물류용역대금 소송의 상황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기업간 소송은 여러 건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박 회장의 전산망 접속 사건이 유죄로 결론된다면 현재 다른사건에서 승소한 bhc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