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삼성전기가 올해 사상 첫 매출 10조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공급망 불안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고성능 반도체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고성능 카메라모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재편이 동력이 될 전망이다.

4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6168억원, 영업이익 410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15% 각각 늘어난 수치로 역대 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호실적에 대해 경영선회로기판(RFPCB) 등 적자를 내던 사업을 정리하고 MLCC와 FC-BGA, 고성능 카메라모듈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전략이 톡톡히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부문별 실적을 보면 MLCC, 패키지기판, 카메라모듈 등 미래 주력사업으로 낙점한 '삼각편대'가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MLCC가 속한 컴포넌트 부문의 1분기 매출은 1조22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늘었고, 고성능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통신솔루션 부문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3% 증가한 86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기가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FC-BGA가 속한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1분기 매출 51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의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가 이러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재편으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연간 매출 10조3694억원, 영업이익 1조6108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고성능 반도체기판인 FC-BGA에 거는 기대가 크다. 삼성전기는 FC-BGA 사업 확장을 위해 작년 12월 베트남에 생산설비와 인프라 구축으로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부산에 FC-BGA 공장 증축을 위해 3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고성능화, 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대한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삼성전기의 FC-BGA 매출이 투자와 맞물려 작년 5700억원에서 3년내 1조원 수준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애플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프로세서 'M2'에 FC-BGA 공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올해 M2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태블릿PC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기가 애플의 FC-BGA 기판 공급자로 선정된다면 향후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FC-BGA 사업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서버·네트워크 등 하이엔드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믹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생산능력 확대와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으로 향후 FC-BGA 부문에서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