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르면 다음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 인수합병(M&A)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21일 오후 2주간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ARM 경영진을 만나진 않았지만 다음 달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것"이라면서 "아마 그때 우선 (ARM 인수 관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공식적으로 이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다음달 손 회장과 직접 만나 인수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IP 기업으로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I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ARM은 삼성전자, 애플 등의 주요 고객을 기반으로 전세계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ARM의 독보적인 설계 기술을 토대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엔비디아가 2020년 9월부터 ARM 인수를 추진했지만, 미국·유럽 등 규제 당국이 독점 금지법을 이유로 인수 승인을 내리지 않으며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초 SK하이닉스는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은 연내 회장 승진 계획에 대한 질문에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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