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일반청약 0.53 대 1 '흥행 실패'
고금리 기조 속 SVB 사태 돌발 악재…기관투자가 추가 청약 진행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화자산운용의 1호 리츠인 한화리츠가 IPO(기업공개) 본무대인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앞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달리 실권주가 발생했다. 고금리 기조로 리츠 시장이 냉각된 가운데 청약 직전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돌발성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14일에 걸쳐 진행된 한화리츠 일반청약은 최종 경쟁률 0.53 대 1로 마감했다. 전체 공모 주식수인 2320만주(공모가 5000원) 가운데 수요예측(1624주) 물량을 제외한 696만주에 대한 청약을 실시했지만 절반 가량을 채우는데 그쳤다.


앞서 6~7일 이틀에 걸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수요예측에서 7.2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정작 본게임인 일반청약에서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증권사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 0.45대 1, 한화투자증권 0.57대 1, SK증권 0.60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청약은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과 더불어 인수회사인 SK증권까지 총 세 곳에서 이뤄졌다.


일반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추가 청약을 진행해 충당할 예정이다. 만약 또 다시 미달 물량이 발생하면 주관사 혹은 인수회사가 각각 인수한다.


이번 청약 미달은 얼어붙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의 투심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고금리 여파로 리츠의 차입금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에 냉기가 불고 있다. 한화리츠와 같은 스폰서리츠인 SK리츠 주가는 지난해 상반기 주당 7000원을 돌파했지만 이번달에 들어서는 5000원을 하회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주당 가격이 7000원을 목전에 뒀던 롯데리츠 주가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일반청약 스케줄 직전 미국에서 발생한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연상케 하는 미국 금융회사의 파산 소식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화리츠는 한화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오피스 자산을 두고 있는 스폰서 오피스 리츠다. 한화리츠의 스폰서는 한화생명보험으로 IPO가 완료되면 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기초 자산으로는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리츠가 6%대 배당률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지만, 냉각기에 빠진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다음 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FN리츠는 물론 하나글로벌리츠, 대신글로벌코어리츠 등 연내 증시 입성을 추진 중인 예비 상장 리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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