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리포트]
비보존
신약 위기를 지배력 강화로…이두현式 매직 '눈길'
①개인회사와 비보존 계열사간 상호출자 활용해 공고한 지배구조 확보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료=딜사이트)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창립 15년 만에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섰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지분이 10%도 채 되지 않았으나, 자신의 개인회사를 활용한 인수합병(M&A)과 상호출자, 유상증자 참여로 확고한 지배력을 구축한 까닭이다. 그간 자금확보 차원에서 최대주주자리까지 내줬던 이 회장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신약개발(R&D)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보존그룹의 지배구조는 올 들어 매우 단순해졌다. 이두현 회장이 투자컨설팅업을 영위하는 개인회사 볼티아(83.05%)를 통해 그룹 전반을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한 것. 볼티아는 비보존제약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자 포함 총 42.98%를 보유 중이며, 비보존제약이 비보존(23.96%)을 위시로 화장품 기업인 스피어테크와 편안세상텔레콤(39.92%), 해외법인 2곳 등을 거느리고 있다.


사실 2019년까지만 해도 비보존그룹에 대한 이 회장의 지배력은 굉장히 불안정했다. 창립 때부터 비마약성, 비소염제성 진통제 후보물질인 'VVZ-149(오피란제린)' 개발을 위해 외부 자금을 적잖이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장은 2008년 '비보존'을 창립하며 신약개발에 나섰다. 자금확보가 시급했던 그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손을 벌리기 시작했다. 2014년 에스텍파마가 비보존과 '비마약성 진통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비보존 지분 57만 1429주(9.18%)를 취득한 게 대표적이다.


에스텍파마는 이듬해(2015년) 123억원을 들여 비보존 지분 139만2771주(22.4%)를 추가 획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2016년 텔콘이 260억원을 투자해 비보존 주식 199만주(31.8%)와 신주인수권증권 200만주를 취득하면서 에스텍파마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며 또다시 경영권 주체가 변경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졌다.


상황은 2019년 급변했다. 당시 오피란제린의 임상3상이 물거품 된 데 이어 목표로 한 상장 추진까지 고배를 마시면서 텔콘과 에스텍파마 등 주요 주주들이 보유지분을 처분한 까닭이다. 이때 이두현 회장은 개인회사 볼티아를 설립해 비보존의 보유자금 150억원과 이 회사 주식 75만주를 담보로 차입한 200억원을 활용해 루미마이크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루미마이크로의 사명을 비보존헬스케어로 변경했고, 2020년 GMP생산시설을 보유 중이던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이 회사 산하로 인수해 비보존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볼티아가 지난해 비보존헬스케어에서 진행한 582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됐단 점이다. 일단 비보존헬스케어는 당시 약 16%까지 늘어나 있던 이 회장의 비보존 보유지분을 약 602억원에 사들였고, 볼티아는 이를 활용해 비보존헬스케어 지분을 30.5%까지 끌어올려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여기에 비보존헬스케어는 자회사였던 비보존제약을 흡수합병해 사명을 현재의 '비보존제약'으로 또다시 바꾸면서, 이 회장→볼티아→비보존제약→비보존이란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신약개발을 염두해 인수합병으로 시작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서 이 회장의 지배력 확보 효과까지 거둔 셈이다.


이두현 회장은 안정화된 그룹 지배력을 바탕으로 오피란제린 등 신약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는 직접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에서 "그간 비보존헬스케어에서 추진하던 신사업들은 별도의 사업부나 자회사 형태로 진행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안정된 사업화를 목표로 할 것"이라며 "최근 오피란제린에 대한 신속심사 지정 신청서 제출 등 본격적인 작업 또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보존그룹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 구축은 오피란제린 등 신약개발 과정을 위한 절차였다"며 "오너일가의 지배력 구축하기 위함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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