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날갯짓
경영난 탓에 R&D 꿈도 못 꿔
②함정·친환경 선박기술 확보, 투자 확대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오션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200억원씩 늘렸다.


조선업의 특성상 조선사들은 슈퍼사이클이 지나간 이후 실적이 더 좋다. 한화오션이 연구개발에 힘을 쏟은 2009~2011년이 바로 이 시기다. 직전 연도 수주 랠리에 따른 결실로 지난 2010년에는 한 해 영업이익이 조단위를 기록했다.


10여년 만에 다시 찾아온 수주 랠리에 R&D 투자 본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대주주가 산업은행일 때는 고강도 사업 개편을 통한 구조조정에 매진했지만,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화오션은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데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공=한화오션)

◆업황 쪼그라들자 R&D 비용 삭감


업황 랠리가 이어지고 실적이 좋을 때는 한화오션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R&D에 공을 들였다. 


R&D비용은 지난 2010년 870억원에서 이듬해 1024억원으로 뛰었다. 이후에도 2012년, 2013년 연속 1000억원 이상 R&D에 투입했다. 이 시기 무인화를 위한 로봇 개발부터 경량화를 돕는 용접 기술, IT를 융합한 신기술 연구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그러다 회사가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R&D에 점차 소홀하게 된다. 지난 2016년 R&D비용을 예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 2015년 2조원 영업 적자에 이어 이듬해 1조원 손실을 낸 충격 때문이다.


직원 복지비도 깎을 만큼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R&D 투자는 꿈도 못 꿨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R&D 투자 규모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HD현대중공업은 건조 물량 증가로 적자폭이 대폭 축소되자 작년 R&D에 전년 보다 34% 증액한 1039억원을 투자했다. 


반면 최근 2년간 한화오션의 R&D 비용은 730억원 내외 수준이다.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R&D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제공=한화오션)

◆투자 계획 관련 직원들 의견 취합


한화오션은 현재 향후 투자 계획과 경영 방침 관련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권혁웅 대표는 직원들에게 새 비전을 내놓겠다며 100일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한화그룹에 편입되는 대변혁을 맞이한 시점에 내놓는 비전에는 기술력 투자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은 거제와 시흥에 각각 연구 개발 인프라를 두고 있다. 각 R&D 센터에는 ▲선박해양연구소 ▲특수성능연구소 ▲산업기술연구소 등 3개 조직이 있다. 


이 중에서 앞으로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R&D 조직은 특수성능연구소다. 친환경 에너지 연구와 함정 기술을 이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기술을 탑재한 LNG 운반선이나,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및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시장도 커지고 있다. 


방산은 그룹과 시너지 차원에서 앞으로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사업부다. 잠수함의 경우 수주 실적이 경쟁사를 훌쩍 뛰어넘지만, 수상함은 약간 뒤처진다. 수상함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은 "수년간 열악한 재정 상태 탓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었다"라며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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