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자금조달
후순위채 준비, K-ICS비율 끌어올리기
①3000억원 예정…5%대 금리 예상, 이자부담 '눈덩이'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5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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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한화생명이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적정성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한화생명은 지난해에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해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자금수혈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금리 등이 불리한 상황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던 탓에 한화생명의 자본비용 부담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최근에도 시장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후순위채 발행에 따른 한화생명의 이자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4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추가 자본확충 필요성↑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10년 만기에 5년 뒤 콜옵션 조건이다. 수요예측을 거친 뒤 최대 5000억까지 증액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화생명의 K-ICS(신지급여력)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81.2%로 집계됐다. 기존 지급여력제도(RBC)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수치가 162.2%였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20%포인트(p) 가까이 늘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이 180%대에 이르는 만큼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향후에도 이같은 안정적 K-ICS 비율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앞서 2018년 발행한 10억달러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올해 4월 상환했다. 발행 당시 부여한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한 데 따른 것이었다.


올해 3월말 기준 K-ICS 비율은 181.2%로 집계됐다. 4월 콜옵션 행사에 따른 가용자본 감소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1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만큼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이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6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4000억원의 자본을 끌어온 데 이어 1년여 만에 다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이유다.


◆ 시장금리 급등, 신용등급 하향…이자비용 2배 가까이 증가


한화생명은 지난해 2월, 6월에 각각 7억5000만달러(약 9990억원) 규모의 ESG후순위채와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2월 3.38%였던 발행금리는 불과 4개월 뒤인 6월 5.30%로 뛰었다. 지난해 2월 1.25%였던 국내 기준금리가 6월에는 1.75%로 올라있었던 데다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탓이다.


지난해 5월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은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긍정적 또는 안정적)로 내린 바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6월 후순위채 금리밴드를 4.3~4.9%로 제시했었지만 신용등급 탓에 결국 발행금리는 무려 5%대에 이르게 됐다. 시장금리 급등 및 신용등급 하향 등 영향으로 한화생명의 이자비용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1분기 한화생명이 부담한 이자비용은 총 54억원이었는데 2분기에는 그 규모가 95억원까지 2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생명이 부담해야 할 후순위채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1.75%였던 기준금리는 3.50%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최근 조달시장에서 생보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모두 금리가 5%대로 결정되며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지는 않다.


한편 올해 발행한 생보사의 자본성증권 발행금리는 5%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월 교보생명은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5.80%로 정해졌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6월 이자율 5.20%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3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한화생명과 달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신한라이프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A+로 AA 등급을 보유한 한화생명보다 높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 등을 고려했을 때 한화생명 역시 신한라이프, 교보생명 등과 비슷한 5%대에서 발행조건을 결정짓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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