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역대급 실적, 배당에 쏠리는 눈
IFRS17 도입, 순익 증가…해약환급금 준비금, 금융당국 권고 변수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삼성화재, 한화생명)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보험사들이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역대급' 실적으로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배당금을 두고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IFRS17 도입으로 보험계약 해지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고 금융당국도 보험사에 보수적 배당을 권고하고 있어 기대만큼 배당금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해 IFRS17 도입으로 보험 손익이 개선된 덕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치)'을 보면 53곳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7.2%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뒤 자산 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배당금을 향한 관심을 키우는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한화생명의 경우 모든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에 대비한다는 이유 등으로 2021년과 2022년에 배당을 하지 않았는데 올해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9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224.5%로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 0.2%포인트 높아졌다. 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23.8%로 같은 기간 1.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이런 요인에도 배당 확대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분명 실적이 늘어난 점은 배당 확대에 긍정적이지만 IFRS17 도입으로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따로 적립해야 해 이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가입자들이 한 번에 보험을 대거 해지할 경우 환급금을 돌려주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이다. 지난해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제도가 시행되고 기존에 책정한 해약환급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금융당국은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에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쌓도록 했다.


문제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가 커질수록 주주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배당 가능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주 투자 보고서에서 "보험주는 IFRS17 도입 후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으로 인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각 보험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는 현대해상 3조6000억원, 한화생명 2조8000억원, DB손해보험 2조2000억원, 삼성화재 9000억원 등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러 IFRS17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점도 보험사로는 부담이다.


삼성생명을 뺀 삼성화재, 한화생명,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동양생명 등 상장 보험사는 배당기준일을 기존 결산기말(12월31일)에서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 바꾸어 아직 배당기준일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2~3월 이사회를 열고 배당기준일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종목에 대해서는 배당수익률 6~7%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약 8~9%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배당금이 현재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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