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무덤 된 락앤락
2022년부터 대표이사 교체 세번째…"어피너티 지분가치 반토막 난 영향"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7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락앤락 밀폐용기 (출처=락앤락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락앤락이 천해우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부터 지금껏 3차례나 대표이사가 변경된 까닭에서다. 시장은 이 회사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의 지분 가치가 인수 당시 대비 반토막이 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 중이다.


락앤락은 최근 천해우 락앤락 동남아영업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재호 전 대표 선임 후 9개월 만의 교체다. 앞서 락앤락은 작년 1월 선임한 김성태 전 대표도 10개월 만에 이재호 전 대표로 변경한 바 있다. 1년 반 동안 3차례의 대표이사 변경이 이뤄진 셈이다.


락앤락의 대표 교체가 잦아진 건 대주주인 어피너티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와 무관치 않다. 어피너티는 2017년 특수목적법인(SPC) 컨슈머스트랭스를 통해 김준일 전 락앤락 회장, 김창호 전 락앤락 사장 등의 지분을 6293억원을 들여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컨슈머스트랭스의 락앤락 지분은 69.64%에 달한다.


하지만 락앤락은 2017년 인수 후 지금껏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그간 밀폐용기에 집중됐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음료 용기, 쿡웨어(주방용품), 소형가전으로 넓히면서 설비투자,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락앤락 영업이익은 2017년 516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95.5%나 줄어든 상태다.


수익 악화가 지속되면서 이 회사 주가 역시 곤두박질쳤다. 락앤락 주가는 현재(12일 종가 기준)6000원으로 어피너티가 지분을 인수한 2017년 당시(1만2950원) 대비 53.7%나 떨어진 것. 이에 어피너티는 단기간 내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대표를 교체해 사업 전략을 수정하는 등 본격적인 지분 가치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락앤락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병철 어피너티 대표와 이상진 어피너티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시장에선 천 신임 대표가 호치민지사, 동남아사업장부문장 등을 거친 동남아 시장 전문가인 만큼 해외 사업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으로 관측 중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대표 교체가 잦아진 건 그만큼 어피너티의 엑시트가 조급해지고 있단 것"이라며 "이사회 구성이 변경된 것도 더 악화되기 전 지분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락앤락이 국내서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국내보단 해외서 수익 반등 기회를 만드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천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천 대표 임기는 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락앤락 관계자는 "대표 교체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선을 그으며 "천 대표는 그간 글로벌 사업 성장을 견인해온 만큼 해외 시장에서 자사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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