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전쟁의 시작
삼성SDI, 고가 EV 시장 노린다
②NCA 양극재 납품받아…PHEV용 배터리 생산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3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 3사 양극재 구입비용. (자료=금융감독원)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삼성SDI의 양극재 구입 비용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다. 시장에서는 공급망의 문제보다는 전략의 차이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주로 니켈 함량이 높은 고가의 양극재를 공급받아 2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삼성SDI의 1㎏당 양극재 구입 가격은 2021년 26.36달러(약 3만841원)에서 지난해 47.4달러(약 6만6360원)로 2배 이상 올랐다.


배터리 3사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2021년 21.81달러(약 2만5517원)→2022년 43.99달러(약 6만1586원))이나 SK온(2021년 2만7952원→2022년 6만1933원)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비싼 비용을 치루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유달리 비싼 가격에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는 이유로 전략과 포트폴리오의 차이를 꼽았다.


삼성SDI는 스마트폰용 소형배터리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등을 모두 만들어 납품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경우 니켈이 80% 이상 함유된 고가의 하이니켈 양극재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주로 사용하면서 원자재 공급 비용이 함께 늘어났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원자재 가격 추이. (자료=런던금속거래소)

원자재 중엔 니켈과 코발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해 1톤(t)당 2만5607달러(약 3282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점차 가격이 안정되며 올해 6월에는 2만1193달러(약 2716만원)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여타 광물 가격에 비해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발트는 지난해 1t당 8만1840달러(약 1억원)에 거래되다가 올해 6월 2만9084달러(약 3725만원)로 가격이 낮아졌다. 알루미늄은 지난해 1t당 2703달러(약 346만원)에서 올해 6월 2181달러(약 280만원)에, 망간은 지난해 1t당 1800달러(약 230만원)에서 지난 6월 1175달러(약 15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원재료들을 조합해 만들어지는 양극재는 통상 5가지 정도로 나뉜다.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LMO(리튬·망간산화물), LCO(리튬·코발트산화물), LFP(리튬·인산·철)이 대표적이다.


삼성SDI는 이중 니켈 함량이 높아 값이 비싼 NCA 양극재를 주로 공급받은 뒤 주요 납품처인 BMW와 아우디에 판매하고 있다. BMW와 아우디는 이를 공급받아 고가의 PHEV를 생산하고 있다. PHEV용 배터리의 경우 원자재는 덜 들어가지만 셀에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해 순수 전기차(EV)에 들어가는 배터리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NCM 양극재의 경우 니켈 함량을 30%, 50%, 70% 등으로 조절 가능하지만, NCA는 대부분 니켈 함량이 80% 이상으로 높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더 높은 난이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안전성을 담당하는 코발트나 망간의 비중을 줄이면서 니켈의 함량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젠5 배터리에는 니켈 함량이 88% 이상인 NCA 양극재를 사용하고 있다. 젠6 배터리에는 니켈 함량이 91% 이상인 양극재가 들어간다. 에너지 밀도가 젠5 대비 10% 이상 향상된 젠6 배터리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양극재 공급사. (자료=금융감독원)

시장은 삼성SDI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원자재를 공급받는 업체들이 다양해 협상력이나 구매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회사는 현재 벨기에 유미코아와 에코프로비엠, 자회사 에스티엠(STM) 등으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인 에코프로이엠을 만들어 내재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9년 삼성SDI는 유미코아와 2020년부터 약 8만톤 규모의 NCM 양극재 공급을 위한 다년간 계약을 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엠 등 에코프로그룹과는 지난 한해만 삼성SDI에 3조1806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판매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은 각각 1조195억원, 2조1611억원어치의 양극재를 삼성SDI에 판매했다. 에코프로이엠은 2020년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가 60대 40 비율로 세운 양극재 합작사(JV)다. 


삼성SDI는 올해 초에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기 위해 포스코퓨처엠(당시 포스코케미칼)과 향후 10년간 NCA 양극재 40조원 규모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기자동차 760만대분에 해당한다. 해당 물량은 2025년까지 국내에, 2026년부터는 스텔란티스 북미 합작법인(JV)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에스티엠은 지난해 삼성SDI에 7461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납품했다. 에스티엠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115억원이다. 2021년(4558억원) 대비 122% 증가했다. 재작년 매출도 전년대비 13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8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재계 관계자는 "양극재라고 다 같은 양극재가 아니다"라며 "삼성SDI의 경우 고가의 양극재를 필요로 하는 모델에 납품을 하기 때문에 양극재 구입 비용을 단순히 평균으로 비교할 경우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삼성SDI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차 배터리가 동시에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PHEV용 배터리를 양산해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BMW의 신형 7시리즈의 경우 가격이 1억8944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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