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의 세계
한독 부자, 부동산 거래로 증여세 절세?
2세 박재형, 본인 회사 이용 부친 소유 부동산 취득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7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소재 한독모터스 BMW 서초전시장 전경. (출처=한독모터스 홈체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미석유그룹이 지난해 일부 부동산 자산의 소유구조를 재편한 가운데 시장에선 해당 작업이 오너일가의 절세를 위한 '기술'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신광 한미석유그룹 회장이 법인 간 거래를 통해 아들인 박재형 한독모터스 대표의 증여세 부담 축소에 도움을 줬을 여지가 있단 것에서다.


한미석유는 2004년 매입한 서울 서초구 소재 한독모터스 BMW 서초전시장 및 부지(반포대로 72, 대지면적 1132㎡)를 작년 8월 한독모터스에 넘겼다. 평당가액은 약 1억5500만원으로 총 매매대금은 530억원이다.


이번 딜(Deal)이 세간의 눈길을 끈 부분은 거래 주체인 한미석유와 한독모터스 각각의 주요주주가 부자지간이란 점이다. 한미석유의 경우 박신광 회장이 지분 42.9%를 쥐고 있으며 한독모터스는 박재형 대표의 개인회사(지분 56.46%)격인 곳이다.


시장은 이를 두고 한미석유그룹이 2세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벌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재형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2000년대 중반 한독모터스를 시작으로 올 초 한미건설까지 주요 그룹사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부친 소유의 한미석유 지분(42.9%)을 증여받는 것인데, 통상적인 방법으론 막대한 세금이 부과될 전망되고 있다. 실제 보충적 평가방법을 통해 산출한 작년 말 한미석유의 기업가치는 1151억원이었으며 박 회장의 몫은 494억원이다. 증여가 이뤄질 시 박재형 대표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50%의 세율이 적용되며 최대주주 변경 수반에 의한 할증(10%)까지 총 260억원 가량의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은 박 대표가 본인 소유 회사를 동원해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는 식으로 한미석유의 기업가치를 낮추려 한 것이란 반응 일색이다. 특히 부동산 매매 이후인 작년 말 한미석유가 영업외이익으로 인식한 유형자산처분이익(384억원)에 대해 95억원의 법인세부채를 인식한 점 역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 재료가 됐다. 매각하지 않았다면 추후 박재형 대표가 냈어야 할 증여세 일부를 한미석유가 대납한 셈이 된 까닭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비유동 자산인 부동산 매각 대금이 일단은 유동자산(현금)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한미석유의 자산가치가 떨어졌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지분 증여 과정에서 한미석유의 부동산 자산에 대한 감정평가가 실시될 텐데, 이 기업이 보유한 주유소 등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감정결과 실제 기업가치 및 증여세 규모는 현재보다 확대될 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계 이슈와 별개로 한미석유가 시세를 왜곡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해당 부동산 매매 자체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이었단 분석도 나온다. 현재 BMW 서초전시장과 같이 용도가 제3종 일반주거지이면서 서초역과 남부터미널역 근처에 소재한 빌딩들의 대지면적 기준 평당가는 1억40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 부동산값이 폭등했단 점을 감안해도 한미석유-한독모터스 간 거래규모는 정상범주로 볼 수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본지는 한독모터스에 부동산 매매를 결정한 구체적 사유를 묻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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