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의 배당 재원이 메말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간 거둔 순이익의 167%를 배당금으로 지급해 온 까닭이다. 시장에선 서울우유가 상반기 순손실을 거둔 데다 하반기 원유값 인상분을 판매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만큼 연간 순적자를 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올해 배당에 나설 경우 규모를 눈에 띄게 줄이거나 자본잉여금을 활용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 중이다.

서울우유의 올 6월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273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7.5%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법정적립금은 같은 기간 1.5%(1693억원→1719억원), 임의적립금은 2%(997억원→1016억원) 각각 늘었지만 이월된 미처분이익잉여금 260억원과 임의적립금 이입액 32억원 등 총 292억원을 법정적립금(26억원)과 임의적립금(52억원), 탈퇴지분사업준비금(32억원)으로 계상했기 때문이다.

또한 남은 금액 가운데 130억원의 배당을 실시하며 차기 이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52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감소했다. 즉 서울우유는 올해 이월된 54억원의 미처분이잉익여금에 임의적립금 이입액과 순이익을 합한 금액에서 배당을 진행해야 하는데, 순손실을 거둘 경우 배당재원이 부족할 수도 있단 것이다.

사실 서울우유는 과거부터 공격적 배당으로 유명했던 회사다. 앞단 6년(2017~2022년)간 총 576억원의 배당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서울우유의 누적 순이익은 269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21.3%로 계상됐다. 하지만 유형자산 매각 대금(영업외수익) 2353억원(2018년과 2021년 각 1308억원, 1045억원)을 제외하면 누적 순이익은 345억원에 불과해 배당성향이 167%에 달했다.

문제는 서울우유가 올 상반기 52억원의 순손실을 냈단 점이다. 영업이익이 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8% 줄어든 데다, 교육지원사업비용(영업외비용)으로 371억원을 썼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우유는 올해 순이익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0월부터 음용유와 가공유 기본가격이 L당 각각 8.8%(88원), 10.8%(87원) 오른 1084원, 887원으로 결정된 반면 서울우유는 '나100%우유' 1L 제품의 출고가를 3% 인상하는데 그친 까닭이다. 또한 서울우유가 지난해 교육지원사원비에 562억원을 썼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200억원을 상회하는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이에 서울우유가 어떤 방식으로 배당을 진행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배당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아울러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배당재원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자본잉여금은 자본전입 및 결손금 보전 이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배당의 재원이 될 수 없지만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회계처리 할 경우엔 배당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우유의 상반기말 기준 자본잉여금(재평가적립금)은 886억원에 달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올해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넘어서는 순손실을 낸다면 배당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상반기보다 순적자 규모를 줄인다면 지난해보다 축소해서라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겠냐"며 "서울우유가 조합원 약 1500여명으로 구성된 조합이다 보니 배당금을 통해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 해줘야 하는 만큼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아직 배당에 대해 아직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하반기 실적이 나와야 배당에 대해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우유의 지난해 배당의 경우 출자 배당금 68억4900만원, 이용고 배당금 61억6800만원(준조합원 3억원 포함)으로 이뤄졌다. 이용고 배당은 서울우유 조합원이 이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신용·사료 사업등의 사용 실적에 따라 배당금을 차등 지급한다.

박성민 기자 smpark@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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