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방송기자 출신 성회용 대표 선임 왜
조직 분위기 추스르고, 이호진 전 회장 경영 복귀 도울 듯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3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제보석' 논란을 빚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항소심 1회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12.12/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태광산업이 SBS 방송기자 출신인 성회용 대표를 수장으로 선임한 것은 태광 이미지 개선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재계 관계자)


태광그룹의 본체이자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대표로 티캐스트의 대표였던 성회용 대표를 선임했다. 최근 그룹 안팎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오너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측근이자 분위기를 잡을 수 인물을 앉힌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지만, 복권 두 달 만에 오너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오너 리스크를 잘 수습하고 조직 재정비를 준비할 만한 인물로 성 대표가 낙점됐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태광그룹은 지난 17일 2024년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SBS 보도국장을 지낸 성회용 대표를 태광산업 대표로 앉혔다. 성 대표는 올 6월 태광그룹에 합류한 뒤 계열사 대표 협의체인 경영협의회 부의장을 맡았다. 아울러 10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출범한 미래위원회의 위원장도 겸하는 중이다.


재계에서는 성 대표가 태광산업의 새로운 수장이 된 것은 김기유 전 티시스 대표 해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2인자 역할을 하던 김기유 전 대표와 갈등이 커지면서 이호진 전 회장의 충격이 컸고, 새로운 2인자로 성 대표를 앉힌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진행된 그룹사 자체 감사 과정에서 김기유 전 대표를 전격 해임했다.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태광이 총수의 최측근이었던 김 전 대표를 해임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재계에서는 태광그룹이 2대 주주 위치에 있는 롯데홈쇼핑이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본사 건물과 토지를 2039억원에 매입하면서 내부적으로 의견 충돌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초 롯데家와 사돈기업인 태광그룹이 매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복권된 후 반대로 입장을 바꾸고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신고했다. 그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의 심기를 건들이면서 둘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게 아니냐는 예측이다.


이후 지난 10월 이호진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등 배임·횡령 혐의를 포착한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경질된 2인자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압수수색을 두고 불명예 경질된 김 전 대표 측이 선제적으로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임직원 계좌에 허위·중복 급여를 입금한 뒤 이를 빼돌리는 수법으로 20억 원 이상을 배임·횡령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임직원 개인 급여 명세 등과 연관된 사건이기 때문에 내부 인물의 제보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에 이 전 회장이 경영 복귀를 위해 내부 기강을 잡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인물로 성 대표를 꼽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성 대표는 과거 SBS 시절 방송 분야를 취재하면서 규제기관, SO 등 방송 분야 인물들과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지상파 인사들 뿐 아니라 케이블TV협회 등 다양한 인물들과 만남을 갖는 등 넓은 보폭을 보여왔다. 이에 성 대표가 조직을 아우르고 또 다시 사법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 전 회장을 보필해 경영 일선 복귀를 도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태광산업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무려 8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주도해야 한다.


공세를 펼쳐오고 있는 '주주행동'에 대한 대응과 ESG경영 확립 및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태광산업에 맞서 주주행동을 전개해온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첫 '액티브 ETF'를 상장하며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조만간 적극적인 움직임이 재개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태광산업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회장으로 지분율은 29.48%다. 친인척을 포함해 우호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은 54.53%로 늘어난다. 흥국생명에선 이호진 전 회장 지분이 56.30%로 가장 많다. 나머지 주식은 이호진 전 회장 친인척과 계열사 등이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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