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차기 회장은
경영승계 프로그램 신뢰 상실? 우려 목소리 '솔솔'
선정 기준·점수 비공개, 외부후보 '들러리' 지적…회추위, 황병우 행장과 인연 '눈길'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7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왼쪽부터),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제공=각 사)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DG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차기 회장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진행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번 검증 작업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외부기관을 통해 회장 후보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검증 작업과 관련해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검증 절차가 지나치게 요식 행위인데다 일부 후보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구도로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26일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앞두고 숏리스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막바지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중 최초로 경영승계 과정에 전반적으로 외부 기관을 참여시키면서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모범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DGB금융의 회장 선정 과정은 총 다섯 단계다. 차기 회장 롱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회추위가 1차 면접을 진행한다. 이어 EY한영이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한 후 무진어소시에이츠가 행동면접 평가와 인적성 검사를 담당한다. 이후 회추위가 사업계획과 비전발표를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외부 기관이 1:1 멘토링 프로그램 평가를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각 후보자들은 총 11회의 면접을 진행한다.


후보자에 대한 촘촘한 평가를 통해 DGB금융을 이끌어갈 적임자를 찾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까다로운 절차가 자칫 요식 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컨대 금융전문가 심층 인터뷰, 경영 전문성 평가, 행동 면접 평가 등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훨씬 복잡한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평가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DGB금융은 종합적으로 자질을 판단한다는 명분으로 10회가 넘는 면접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평가 기준이나 점수가 공개되지 않는다. 깜깜이 프로세스로 그칠 수 있는 셈이다.


프로그램을 경험한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처음 경험하는 난해하고 복잡한 선정 절차라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2년간 외부 기관이 만든 16개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검증 과정을 거친 인물로 외부 후보자들과 비교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내부 후보자인 황 행장과 외부 후보자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이 사실상 동일한 출발선에 서있지 못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검증 작업을 맡은 외부 기관이 DGB금융과 깊은 인연을 맺은 곳이란 점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외부 기관은 EY한영과 무진어소시에이츠 등 두 곳인데 EY한영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추진하면서 컨설팅을 받은 곳이고 무진어소시에이츠는 DGB금융이 'CEO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당시에 총괄을 맡은 곳이다.


무진어소시에이츠의 경우 컨설팅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진어소시에이츠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이사회 자문 사례는 DGB금융뿐이다. 무진어소시에이츠는 2018년 김태오 회장 취임 이후부터 DGB금융 컨설팅을 맡아왔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을 두고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DGB금융 최종 회장 후보 추천은 최용호·조강래·이승천·김효식·노태식·조동환·정재수 사외이사 등 7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눈길을 끄는 건 회추위원 7명 중 3명이 황 행장과 연이 닿아있다는 점이다. 회추위원장인 최용호 이사는 황 행장의 논문을 지도한 바 있다. 조강래 사외이사는 황 행장과 같은 대구 경북고 출신이고 조동환 사외이사는 황 행장과 같은 성광고 출신이다.


DGB금융은 금감원의 '은행지주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CEO 후보에 대한 평가주체를 다양화했다는 입장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회추위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주체"라고 일축했다. 이어 "무진어소시에이츠는 이번 CEO 선정 프로그램 중 행동면접과 인적성 검사 프로그램에만 참여했다"며 "무진어소시에이츠가 직접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진어소시에이츠가 선정한 외부전문가를 통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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