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R-MUF 독점…삼성 'NCF' 유지
삼성전자, 서버용 D램 모듈에만 MUF 적용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12단 적층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몰디드 언더필(MUF)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핵심 소재 공급선과 독점 계약을 해 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서버용 D램 모듈에는 MUF 적용을 검토 중이지만 HBM에는 쓰기 어렵다고 판단, HBM에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선제 도입하는 방식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HBM4 두께가 완화되는 표준이 정해지면서 양사는 한동안 기존 방식을 고수하면서 차세대 본딩 기술 개발에 힘쓸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전자부품 재료업체 나믹스(NAMICS)를 통해 매스 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MR-MUF) 소재를 독점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MUF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나믹스가 아닌 새로운 기업으로부터 소재를 공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HBM4부터 경쟁사의 MR-MUF 기술 도입 가능성이 있으나 SK하이닉스가 핵심 소재 공급선을 독점 계약했기 때문에 한동안 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MR-MUF 기술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고, 최소 HBM3E까지는 경쟁사들의 진입이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에 MUF 소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HBM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MUF 방식은 현재 HBM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기술로, 기존 MR(매스 리플로우, 납땜)을 응용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HBM에 TC(열압착)-NCF 방식을 쓰고 있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회로에 부착하고 칩을 위로 쌓아 올릴 때 칩과 칩 사이 공간을 액체 물질의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로 채워주고 붙여주는 공정을 말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수직 연결할 때 독자 개발한 비전도성 접착 필름(NCF)을 사용하고 있다. NCF는 칩을 쌓아 올릴 때 칩과 칩 사이에 일종의 내구성이 강한 필름을 사용해서 쌓아 칩이 휘어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MR-MUF 기술을 통해 HBM3부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제치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져가며 1위를 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MUF 소재 적용 검토를 시작했다. 다만 기존에 SK하이닉스가 사용하고 있는 소재는 일본 나믹스를 통해 독점 공급되면서 삼성전자가 사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삼성SDI 등을 통해 소재 공급을 검토했다. 


하지만 실제 테스트 결과 HBM에서 MUF 기술을 도입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차세대 서버용 D램 모듈에 적용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서버D램은 적층 층수가 4단에 그치고, TSV로 형성하는 입‧출구(I/O) 개수 또한 30여개(HBM3E 1024개)에 그쳐 MUF 도입이 용이하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BM3E까지는 NCF 방식을 고수하고,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높여갈 것"이라며 "와이어본딩 대신 TSV로 연결하는 고성용 서버 D램 모델에 대한 MUF 적용 여부 검토가 와전되면서 HBM에도 MUF를 도입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TC-NCF 방식을 고수하면서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도 MR-MUF에서 진화한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하다가 결국 하이브리드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제덱, JEDEC)가 HBM4의 표준을 720마이크로미터(μm) 보다 두꺼운 775마이크로미터로 패키지 두께 기준을 완화하면서 한동안은 기존 본딩 기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D램 적층수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 HBM 패키지 두께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패키지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본딩 기술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아직 기술적 완성도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께 완화로 기존 본딩 기술로도 16단 D램 적층 HBM4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웨이퍼나 다이를 적층해 하나의 반도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입출력(I/O)과 배선 길이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영건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본딩에 대한 기술적‧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지적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HBM 뿐 아니라 파운드리나 3D 패키징 등으로의 확장성이 큰 기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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