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이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합류한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을 맡았던 이 부회장이 지난해 1월 코오롱모빌리티 출범에 따라 회사를 옮긴 지 1년여 만에 복귀하게 됐다.
지난해 말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다 코오롱글로벌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합류하는 만큼,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4세 경영승계 역시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코오롱 부회장 승진…사내이사 선임 예정
25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 최대주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지분 75.23%를 들고 있는 지주사 ㈜코오롱이다. 지주사 지분율이 과반을 훌쩍 넘는 만큼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하면 이 부회장은 코오롱글로벌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경영 전반의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 일원이 되는 데 따라 이 부회장의 회사 내 입지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글로벌이 코오롱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만큼 그룹 내 영향력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故)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증손자로 오너가 4세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한 뒤 코오롱글로벌을 거쳐 지주사 ㈜코오롱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2021년 1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으로 선임됐고, 1년 뒤 2022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인적분할을 통해 자동차부문을 독립시키는 작업을 이끌었다. 분할로 신설된 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2023년 1월 공식 출범하면서 대표이사에 올라 코오롱글로벌을 떠나게 됐다.
이 부회장이 코오롱글로벌에 재직하던 당시에는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 일원이 아니었다. 직위도 부사장, 사장 등이었는데,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다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복귀하는 만큼 금의환향이라고 볼 수 있다.
◆오너일가 이사회 합류 5년만…책임경영 방점
코오롱글로벌은 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5년여 만에 오너일가를 이사회 멤버로 맞이하게 된다. 코오롱그룹 총수인 이웅렬 명예회장이 1991년무터 2018년까지 무려 28년동안 코오롱글로벌 등기임원으로 활동했지만, 2018년 말 은퇴를 선언하면서 오너일가의 이사회 참여는 맥이 끊긴 상태였다.
이 명예회장의 은퇴 이후 2019년부터 코오롱글로벌은 완전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해 오너일가의 이사회 참여 부활과 함께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셈이다.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들어가 코오롱글로벌 경영 전반을 들여다 보고 주여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금리인상,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등 여파에 건설업황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너일가의 경영참여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글로벌의 최근 3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매출은 ▲2021년 5조4104억원 ▲2022년 5조6599억원 ▲2023년 5조8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4%대의 매출성장률을 이어왔다. 반면 2021년 334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29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은 2742억원에서 15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69.2%, 순이익은 94.4%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 부회장은 코오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10여 년간 다양한 업무경험을 쌓았다"며 "회사의 내부사정에 정통하고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회사의 지속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