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 공장가동률 12%대 추락 어쩌나
1년 만에 가동률 22%↓…작년 영업손실 62억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븐브로이맥주 익산공장. (제공=세븐브로이맥주)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수제맥주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1세대 수제맥주기업인 세븐브로이의 브루어리 가동률이 12%대까지 급락했다. 이에 작년 매출액은 70% 가까이 떨어졌고 4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시장에선 세븐브로이가 획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없다면 최근 경영난으로 매각을 결정한 제주맥주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븐브로이는 2020년 대한제분과의 콜라보로 '곰표맥주'를 출시하며 맥주족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당시 매출액은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9% 늘었고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같은 기간 49.3% 증가했다. 2021년에도 매출액이 402억원으로 일년 만에 907.9%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2094.3%나 급증했다. 세븐브로이는 2020년~2022년 사이에만 약 5800만캔 이상의 곰표맥주를 판매했다. 


하지만 곰표맥주의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와의 계약을 2023년 3월 종료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대한제분은 이후 제주맥주와 손을 잡고 곰표맥주 상표권을 그대로 이용해 '곰표맥주 시즌2' 제품을 출시했다. 이에 세븐브로이는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법적공방을 이어갔다. 


그 사이 수제맥주 시장도 악화됐다. 엔데믹 전환 후 유흥시장 회복과 수제맥주 붐을 일으켰던 젊은 세대들의 취향이 위스키나 하이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다. 


세븐브로이는 돌파구로 '대표맥주'를 출시하며 명성을 이어가려 했지만 여건은 더욱 악화됐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해 공장가동률은 12.59%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21.87%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앞서 세븐브로이는 수제맥주 흥행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022년 익산 브루어리를 건립했다. 투입된 금액만 300억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생산량이 줄면서 세븐브로이가 보유한 3개(횡성, 양평, 익산)의 브루어리의 가동률은 나란히 하락했다. 현재 세븐브로이가 사용하고 있는 브루어리는 양평과 익산 브루어리 뿐이다. 횡성 브루어리는 익산이 만들어지면서 가동률이 줄었고 경남 남해에 있는 소규모 브루어리에 임대한 탓이다.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세븐브로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62.1% 감소했다. 나아가 같은 기간 62억원의 영업손실과 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4년만에 적자를 냈다. 


이에 시장에선 세븐브로이가 결국 수제맥주 침체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세븐브로이의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제2의 제주맥주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수제맥주가 흥행했을 당시 독특한 맛과 파격적인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며 인기가 급부상했지만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변화를 꾀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해 현재의 상황에 처했다"며 "이를 고려해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발전시켜야 다시 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현재 준비 중인 새로운 수제맥주 '세븐브로이 라거'를 생산 후 보관하고 있어서 일시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며 "작년부터 논알콜, 음료, 위스키, 하이볼, 기능성 일반표준식품 등으로 라인업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출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위스키를 숙성하고 있다"며 "맥주시장 침체를 위스키로 풀어 내려고는 하고 있으나 수제맥주 회사다 보니 포트폴리오가 맥주로 한정된 까닭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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