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가온미디어, 세계 IPTV 시장에 우뚝 서다

[롱텀기대되는 스몰캡 파워기업] 가온미디어


- IPTV용 셋탑박스, KT, SK브로드밴드 독점 공급- 중남미 대형 방송통신업자와 계약 체결- 미국시장 진출, 가온소프트 나스닥 상장 추진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세상에는 2가지 유형의 전자제품이 있다. 텔레비전, 세탁기, 냉장고 등 돈 주고 구입하는 제품과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대여(렌탈)제품. 대부분의 가정에 하나씩 있는 대여제품 중 하나가 바로 셋톱박스이다.
지상파 방송 외에 위성, 케이블, IPTV 등 방송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집집마다 그에 맞는 셋톱박스를 사업자에게 대여 받아 다양한 유료 채널서비스를 즐긴다. 만약 KT와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셋톱박스를 뒤집어 제조사를 확인해 보자. KT와 SK브로드밴드에 IPTV용 셋톱박스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가 ‘가온미디어’이다.





분당에 위치한 가온미디어 본사 사옥



IPTV용 셋톱박스의 강자, 가온미디어


가온미디어는 IPTV용 셋톱박스 시장의 ‘파워기업’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셋톱박스를 제조하는 회사는 여럿 있다. 하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IP셋톱박스’나 첨단 기술력이 요구되는 ‘스마트박스’, ‘홈 게이트웨이’ 등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는다. 일반 TV에서 스마트폰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장치인 ‘스마트박스’나, TV를 통해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작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연결장치인 ‘홈 게이트웨이’는 방송과 통신 기술이 합쳐진 융·복합 기술로 양쪽 분야의 첨단 기술을 모두 보유해야만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기존 휴대폰시장의 선두업체를 누르고 애플과 삼성이 글로벌 강자로 새롭게 패권을 쥔 것처럼, 셋톱박스 시장 역시 미래의 기술력이라 불리는 IP셋탑박스, 스마트박스, 홈 게이트웨이 제품 개발의 우위에 선 업체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IP셋톱박스 분야의 강자 가온미디어가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디지털 방송 전환 이슈가 떠오르면서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방송 전환이 이뤄지며 셋톱박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고 이 과정 속에서 가온미디어가 시장 점유율을 늘려갔다.
우리나라는 2012년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됐고, 뉴질랜드,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2013년, 중국은 2015년, 러시아는 2017년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된다. 이 회사는 2012년 이후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국내외 대형 방송통신사업자와의 계약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매년 매출 증가를 거듭했다. 동사의 주력 제품인 IP군 제품(IP셋톱박스, 스마트박스, 홈 게이트웨이)의 매출은 2012년 6%에서 2014년 50%까지 올라섰다. 이 회사는 IP셋탑박스 외에도 위성, 지상파, 케이블, 아날로그용 셋톱박스를 제조한다.


지역별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국내 30%, 유럽 25%, 중남미 25%, 아시아 15%, 중동 및 아프리카가 5%를 차지한다. 이 중 올해 가장 높은 매출 기여도가 기대되는 곳은 중남미 지역이다.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디지털용 셋톱박스의 수요가 높은 곳이다.
셋톱박스 시장은 글로벌 선두업체인 영국의 페이스(Pace), 프랑스의 테크니컬러(Technicolor), 미국의 아리스(ARRIS) 외에도 국내에도 다수의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IPTV 서비스가 확대되며 여럿 셋탑박스 업체 중 가온미디어를 찾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면서 중남미 지역 대형 사업자 유치가 가능해 졌고, 더불어 IPTV 성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통신업자의 확보가 가능해졌다”며 “대형 사업자 비중 증가로 가온미디어의 매출 성장 지속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대형 방송통신사업자와 계약 체결, 중남미 유망


중남미국가 중 브라질은 2016년까지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회사 측은 “이 지역은 2013년에 진출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며 “현재 디지털방송 전환 진행률은 30% 정도 수준으로, 전환이 이뤄진 후에는 2~3년 주기로 제품 교체 수요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4.2)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를 출시 한 이후 세계적 통신사들로부터 입찰 제안을 받고 있다. 현재 중남미 지역에서는 멕시코의 텔맥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와 같은 글로벌 통신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대형 통신사업자와 성공적인 사업계약 맺은 노하우를 묻자 회사 측은 “마케팅보다는 품질”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매년 10여 차례 정도 참석해 중소사업자를 만나 계약을 성사시키고, 이후 그들에게 우수한 평판을 들으면 대형사업자에게 입찰 기회를 받는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며 “이제는 대형사업자가 꼭 부르는 ‘톱 5’ 회사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UHD급 셋탑박스



홈 게이트웨이, 스마트박스 등 미래시장 경쟁력 확보


셋톱박스는 고성능·고화질 여부에 따라 SD(Standard Definition)-HD(High D)-UHD(Ultra High D)급 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HD급으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이 3~4배가량 높아 영업이익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HD급을 중심으로 최근 고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2013년 3분기 이후 매분기마다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UHD제품의 판매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와 IT활용 기술이 매우 높아 UHD급 셋톱박스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대중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아직 중화권 매출은 크지 않다. 회사 측은 “중국은 일부 고급 제품(HD PVR(Personal Video Recorder))을 수출하고 있지만 아직 큰 이슈가 없다”고 말했다.
중화권 외 아시아권 매출은 좋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에는 HD급와 SD급 셋톱박스를 납품하고 있다. 일본시장 진출은 올해부터 시작돼 의미 있는 매출은 내년 이후쯤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는 주로 IP셋톱박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 조현목 연구원은 “국내 IPTV 가입자의 증가율이 빨라 수혜가 예상된다”며 “위성과 케이블 가입자는 감소했지만 IPTV는 연평균 2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제 이 회사는 스마트박스, 홈 게이트웨이 등 고가의 IP군 제품을 무기로 미래 셋톱박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년 전부터는 사물인터넷 국제 표준 작업 회원사로 참여해, 홈 게이트웨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홈 게이트웨이 제품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일환으로 생활 속 각종 기기 및 사물을 하나의 셋톱박스로 통제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현재 제품화가 완성된 홈 게이트웨이용 스마트박스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전 세계 3~4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가온미디어는 일부 고가제품은 수출을 시작해, 지난해 노르웨이 방송사업자와 스위스 방송사업자에게 홈 게이트웨이용 셋톱박스를 납품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하나의 셋톱박스로 각방의 여러 TV에서 각기 다른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우리 회사는 직원의 65%가 연구 인력”이라면서 “끊임없이 융·복합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침없는 미국시장 진출, 가온소프트의 나스닥 상장 추진


올해 새롭게 승부를 거는 곳은 미국이다. 올해 가온미디어는 연매출 7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미국 진출로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면 2~3년 내로 매출 1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을 주시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자회사 가온소프트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온소프트는 회사에서 쓰는 그룹웨어, 이메일, 결제 시스템 등을 휴대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지난 2013년 가온미디어가 인수했다.
올 초 가온소프트는 서울메트로와 27억원의 수주계약 등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17년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어, 모회사인 가온미디어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액 3410억원, 영업이익 172억9100만원, 당기순이익 127억500만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 발표된 올 1분기 잠정실적에서도 매출액은 전년분기대비 37% 늘어난 923억5200만원, 영업이익은 92% 늘어난 52억7000만원을 기록해 실적 호조를 이었다. 지난 2일에는 코스닥시장 내 소속부가 벤처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승격됐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올해 실적도 긍정적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4200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신한금융투자는 37% 증가한 237억원, 하이투자증권은 47% 증가한 260억원으로 예상했다.
실적개선 등 여러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 측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지난 2월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투자자와 주주를 위해 매년 순이익의 10% 정도를 배당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또한 “투자자들이 수주계약 공시에 관심이 높은데 수주계약 금액이 적은 구매 주문서가 수시로 들어와 일일이 건별로 공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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