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후 1년
'주가 고공행진' 자람테크놀로지, 실적 부진 해소 '관건'
작년 1분기 상장 기업 중 주가 상승률 최고…매출·손익 추정치-실적치 간 괴리 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5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이사가 2022년 12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자람테크놀로지)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자람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올해 들어 연일 고공 행진하고 있다. 주요 사업인 통신 반도체(XGSPON칩)의 견조한 실적과 더불어 뉴로모픽 AI 반도체 개발의 수혜를 받은 덕이다. 다만 주가 흐름과 달리 지난해 실적은 IPO 당시 목표했던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자람테크놀로지가 올해 목표 실적을 달성,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자람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전날(7일) 종가 기준 9만2500원이다. 이는 자람테크놀로지가 지난 2023년 3월 상장할 당시 공모가인 2만2000원보다 320% 상승했다. 또 2023년 1분기 상장한 기업 중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람테크놀로지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XGSPON칩 부문의 호실적을 꼽고 있다. 지난해 자람테크놀로지를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한 파트너로 선정한 유럽 대형 장비사가 오는 2025년부터 10G 속도의 ONU(Optical Network Unit)를 연간 1500만대씩 양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매출 신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28억원이던 XGSPON칩의 매출이 2024년 202억원, 2025년 4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통신사로부터 165억원 규모의 주문형 반도체 개발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지난 4분기 인식한 25억원의 매출을 제외하고 올해 139억원의 매출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월 IPO 당시 64억원이던 수주잔고는 12월 말 기준 171억원으로 늘었다. 


자람테크놀로지의 차세대 제품 개발 계획. (출처=자람테크놀로지 IR북)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람테크놀로지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국책과제로 개발하고 있는 엣지 디바이스용 AI 반도체가 폭발적인 주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해당 반도체에 적용됐다고 알려진 뉴로모픽(Neuromorphic) 기술이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기술과 비교해 수백배의 효율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인간 뇌의 주요 기능을 모방해 설계돼, 기존 폰 노이만 방식의 아키텍쳐 컴퓨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유회준 카이스트 AI반도체대학원 교수 연구진이 뉴로모픽 컴퓨터 기술 중 하나인 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SNN)를 기반으로 한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가 참여하고 있는 국책사업 역시 SNN 기반의 반도체 칩 연구인 만큼 투자자들은 오는 6월 국책사업이 종료됐을 때의 성과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뉴로모픽 기술이 기존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장악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릴 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람테크놀로지 최근 실적 및 예상 실적. (출처=증권신고서)

다만 IB업계 일각에서는 자람테크놀로지가 현재 평가받고 있는 밸류에이션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인 매출 발생 없이, 개발 단계인 뉴로모픽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오른 현재의 주가를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람테크놀로지의 지난해 실적은 최근 5년 중 가장 저조하다. 지난해 자람테크놀로지의 매출은 116억원, 영업적자 21억원을 기록했다. IPO 당시 예상했던 299억원의 매출과 49억원의 영업이익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4년과 2025년의 예상 매출 역시 IPO 당시 제시한 수치와 차이를 보인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지난해 3월 상장 시 2024년 597억원, 2025년 889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증권업계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같은기간 316억원, 591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예상 실적이 다소 하향됐다.


자람테크놀로지 측도 미래 매출 예측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아직 6월 국책연구가 끝난 뒤 후속으로 고도화 과정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자람테크놀로지가 단독으로 진행 중인 사업이 아닌 만큼, 매출 전망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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