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 코아스, “가구가 아닌 시스템을 판다”

[롱텀기대되는 스몰캡 파워기업]코아스


- 올해를 기점으로 중남미, 동남아시아권 등 수출확대- 사무용 가구에 이어 병원, 도서관, 임원용 가구 등 비즈니스 확대- 스마트오피스 비즈니스 환경으로 사무용 가구 니즈 높아져


“왼쪽은 기숙사, 오른쪽은 병원입니다. 앞으로 가면 서가가 있고, 서가를 지나면 임원실 입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코아스 본사의 1층과 2층은 사무용 가구로 가득 채워진 전시실이 있다. 1층은 일반 사무용 가구가 2층은 병원, 강의실, 도서관, 회의실, 임원실 등 공간의 특성에 맞춰 제작된 가구들이 전시돼 있다.
“회의 책상 중앙에 보이는 콘센트 커버(뚜껑)는 양쪽 모두에서 열려 방향에 상관없이 전자기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단순해 보여도 고정 관념을 뛰어넘은 발상과 제작 기술로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 책상은 전동으로 높낮이가 조절돼 서서도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책꽂이는 도서관에서 많이 보셨죠? 다른 점이 있다면 옆면에 철제, 원목 등 소재를 교체해 달수 있어, 도서관의 콘셉트나 주변 인테리어에 따라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합니다.”
전시 품목을 설명하는 안내가 흥미롭다.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코아스 제품 전시장(사진제공=코아스)



‘사무용 가구’는 ‘가구’가 아닙니다.


코아스는 사무용 가구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1984년 ‘한국OA’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OA(office automation, 사무자동화)시스템 사무용 가구를 도입했다. 앞서 제품 설명에서 느껴지듯 사무용 가구는 일반 가정용 가구와는 태생이 다르다. 흔히 가정용 가구가 ‘수납’을 위해 태어났다면 사무용 가구는 ‘업무지원’을 위해 태어났다. 업무를 보는 공간(환경)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가구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능’이다. 구체적으로 근로자의 업무 특성, 주변 전자기기와의 호환성 등을 고려해 디자인과 제품 규격이 완성되고, 사무실 규모와 업무 동선을 고려해서 가구의 모양과 배치를 달리하게 되는 만큼, 그에 맞는 가구의 형태도 변형된다. 복잡한 배선 정리는 기본이다.


회사 측은 “사무용 가구 시장은 단순히 제품 납품 뿐 아니라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사무실 설계와 가구 배치, 구조 등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도 수반되어야 한다”며 “늘 사무용 가구 시장에 신 트렌드를 제안하고, 수많은 대기업들의 조직개편을 담당하며 차별화된 업력을 쌓은 만큼 경쟁사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장벽을 높였다”고 자부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선도 기업


사무용 가구를 만든지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보니 판매하는 제품의 모습도 많이 변화했다.
1980년대 중반만 해도 사무공간은 책상 위에 전화기, 팩스를 잘 올려두면 됐다.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이후 사무공간은 급속도로 진화했다. 이제는 공간의 개념도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 환경이 열리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공간의 제약 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화상회의 등을 통해 먼 거리에 있는 동료 또는 거래처 직원과 업무를 보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책상의 크기, 배치, 동선 등이 과거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뚱뚱한 모니터를 올려놓았던 책상은 모니터 크기가 작아지자 폭이 줄며 날씬 모습으로 바뀌었다. 무겁고 칙칙했던 무채색의 가구 색상은 깔끔한 화이트에서 다시 파스텔로,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원색도 포인트 컬러로 등장했다. 스마트오피스의 등장으로 동선의 변화도 많아져 ‘기역(ㄱ)’이나, ‘디귿(ㄷ)’자 모양의 책상에서 최근에는 120도의 '시옷(ㅅ)'자 형태의 책상도 출시됐다.
회사 측은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모델과 시리즈가 출시되고 있다”며 “공간과 취향에 맞게 변형이 가능하고, 맞춤형 추가제작도 가능해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가구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고 있다. 단순한 물품이 아닌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이자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의 개별 요소로 보고 있다.
사무용 가구를 생산하는 코아스도 이런 사고의 흐름에 맞춰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사무)‘환경’을 파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코아스의 V6시리즈(사진제공=코아스)



대표모델 ‘V6’시리즈에 이어 신제품 출시 이어가


단순히 예쁜 가구가 아닌 똑똑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 이 회사는 기존 연구소 외에 ‘사무환경연구팀’이라는 별도의 연구팀을 두고 있다. 이 팀은 사무환경 시장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파악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고객사들의 니즈를 반영한 컨설팅 제안 업무도 지원하고 있다.
회사 측은 “OA시스템을 도입한 원조 사무가구회사인 만큼,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도전과 혁신정신을 바탕으로 늘 새로운 것을 시장에 내놓을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노재근 회장(사진)이 늘 강조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최근 이 회사는 기존 사무용가구 외에도 병원, 실험실, 도서관, 임원실 등 새로운 제품라인업을 완성해 비즈니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사무용, 임원용, 회의용 등의 가구가 약 55%, 도서관, 실험실, 기숙사 등 교육용 가구가 15%, 의자와 소파가 25%, 병원용 가구가 5% 정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납품처 역시 대기업(LG, 삼성, 포스코 등)부터, 관공서(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전력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교육기관(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 전북대학교), 의료기관(분당 차병원,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등)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주력제품은 사무용 가구인 ‘V6’시리즈이다. 2012년 출시 이후 주력 인기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신제품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산업 트렌드는 회의실, 휴게실 등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공간을 개선하고자 하는 니즈가 높다”며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사무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회의실용 가구 ‘익스플로러’, 도서관용 ‘라움’, 실험실용 ‘XL’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는 임원용 ‘수프레모’, ‘모피어스’ 출시에 이어 다양한 의자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익스플로러는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제품 조합이 가능해 반응이 좋고, 라움은 ‘오픈형·칸막이형 열람대, 신문걸이대, 잡지형 서가, 일반 서가, 북 트럭 등 도서관에서 필요로 하는 전 제품이 한 세트로 구성돼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또한 회사 측은 “지금까지 사무용 가구 외에 특수목적(회의실, 실험실)용 가구들의 니즈가 높았다면, 업무효율성 증대 차원에서 ‘의자’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안착감과 디자인을 고려해 다양한 의자 라인업을 완성해, 신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중남미, 중국, 동남아시아 수출로 매출 확대 이어갈 듯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듯 이 회사 역시 다소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창립이후 줄곧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을 기록했으나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3년 이후 V6 시리즈 출시와 함께 스마트오피스 제품 개발, 사무용 가구외 시장 공략, 대리점 유통망 확대를 통한 영업력 강화 등으로 매출을 회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가량 증가한 988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55% 증가한 2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과 함께 흑자전환을 이뤘다.
회사 측은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의 사무가구 교체 수요는 적었지만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향후 사무용 가구 시장을 보수적으로 전망하며 차분하게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사무용가구는 경기흐름에 영향을 받기때문에 매년 매출이 증가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 다른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새롭게 잡은 목표가 있다. 바로 수출이다. 가정용 가구는 문화적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사무용가구는 세계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비슷해 상대적으로 진출이 유리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과감하게 연구개발(R&D)에 나서 국내 가구회사로는 유일하게 미국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인 ‘미국 연방조달청(GSA)의 월드와이드 스케줄’을 획득했다. 제품력 만큼은 자신있다는 의미이다.
경쟁업체가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회사 측은 “세계적인 사무용 가구업체인 스틸케이스(Steelcase), 허먼 밀러(hermanmiller) 의 디자인을 베낀다고 해서 그들의 품질을 따라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스템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랜 업력에서 나오는 노하우만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수출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기준 10%미만 수준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남미, 중국, 동남아시아권 등으로 수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출전담영업팀으로 글로벌업무추진팀도 따로 두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으로 대리점을 개설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등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중남미에 진출, 2012년에는 중국 광주에 법인을 설립했다. 광주법인은 지난해 2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중남미는 파나마를 중심으로 콜롬비아로 지역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는 법인을 설립해 거점으로 두고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파주 1공장, 파주 2공장과 물류센터(파주 탄천면 방촌로 위치), 김포, 인천공장을 가지고 있다. 이중 파주 공장이 DMZ통일공원 조성 부지 근처에 위치해 종종 통일테마주로 언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관련없는 테마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파주공장 관련 이슈는 현재 전혀 없다”고 전했다.



코아스 파주 공장(사진제공=코아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