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 파수닷컴, 국내 DRM보안 1위 기업, 미국 SW진출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인터넷 사용에 따른 각종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초창기에는 방화벽을 높게 치고 외부 해커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내부정보유출을 막는 보안에 치중하고 있다. 파수닷컴은 내부정보유출 보안의 최고 기술력을 가진 DRM(Digital Rights Management)보안 강자이다. 국내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1위 회사다.

파수닷컴(조규곤 대표)은 네이버(이해진 의장), 다음(다음카카오의 전신·김범수 의장)과 함께 삼성SDS 사내 벤처기업 출신 3대 IT회사로 불린다. 조규곤 대표 역시 삼성SDS 연구소 출신으로 지난 2000년 6월에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설립 당시는 음악, 게임, 영화 등 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게 콘텐츠의 불법 사용 방지, 자동 결제 등의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무가 주였다. 이후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전에 지정된 사람이 아니면 해당 데이터를 아예 읽을 수 없도록 독자적으로 암호화 모듈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저작권 보호) 기술을 상용화하며 DRM보안 분야 강자로 자리 잡았다. 국내외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만 해도 30개가 넘는다.



이후 기업 기밀문서 유출 사고, 산업기술 유출 사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내부정보 보안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회사도 성장을 거듭했다.
회사 측은 “기존에는 국군기무사령부, 국가정보원, 대기업 감사팀 등 특정 분야에서만 DRM보안에 관심을 가졌지만 2005년 제일기획 연예인 X파일 사건을 계기로 일반 문서에도 보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국내 대표 대기업, 공공기관, 금융회사 등이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이라면 대부분 파수닷컴의 DRM보안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코스닥 상장은 2013년 10월에 이뤄졌다.


데이터(DRM)보안 1위 회사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은 데이터(DRM)보안과 소프트웨어(SW)보안으로 나눌 수 있다. 데이터보안은 기업내부데이터보호, 개인정보보안, 사이버공격대응, 멀티미디어보호로 나눌 수 있고, 소프트웨어보안은 품질진단, 시큐어코딩으로 나눌 수 있다. 매출 비중을 보면 데이터보안이 압도적으로 높아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는 소프트웨어보안에서 발생한다. 각각의 사업영역은 별도의 유지관리 계약을 맺어 매년 유지관리 매출이 발생한다.


DRM보안의 매출을 단계별로 보면 DRM보안 권한 관리 서버 판매, 제품 사용자 수에 따른 라이센스, 1년 후 유지관리 매출이 발생한다. 유지관리 계약은 제품판매와 별도로 이뤄진다. 각종 운용체계(OS)나 인터넷브라우저 등 인터넷 환경 변화에 맞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한 만큼 유지관리는 필수다. 이 회사는 동종업체와 비교해 유지관리 요율이 13%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그만큼 서비스 범위도 넓다.


회사 측은 “문서는 혈액과 같다. 문서는 회사 여러 부서에서 공유되고 순환되는데, 유지관리가 안돼 문서를 열수 없게 되면 마치 혈액이 막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며 “한번 계약을 맺은 고객은 유지관리 계약을 통해 장기이용 고객으로 발전하며, 기존 고객은 다른 제품에 대한 니즈도 높아 신규 제품 판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매출 비중은 기존 고객 대 신규고객이 7대 3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
또한 회사 측은 “특히 정부정책에 따른 유지관리 요율이 상승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20~30%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의 제품은 DB, 서버, 웹, 모바일, PC, 출력물 등 각 경로에 따라 15개의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대표 상품은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으로 서버 보안 제품인 FSD(Fasoo Secure Document)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7월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 5.0’은 하반기 주력 판매 제품이다. 이 제품은 사용 로그 분석 기반의 진단과 점검을 통해 보안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안 범죄자의 행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특정 사용자가 주말이나 야근 시간에 과도하게 인쇄물을 출력하거나 보안을 해제하면 이를 감지해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


소프트웨어 강국 ‘미국’의 문을 열다


올해 설립 15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2020년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기업을 목표로 뛰고 있다. 회사 측은 “100위 권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1위 제품이 최소 2개 이상 되어야 하며, 매출규모는 4000억~5000억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아직은 국내 매출이 대부분으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 매출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가 창립 15주년을 맞아 2020년 세계 소프트웨어 100대 기업 진출을 선언하는 모습(사진 제공=파수닷컴)



글로벌 시장은 아직 DRM보안 산업이 형성되지 않았다. 현재는 국내가 가장 큰 DRM 시장이며, 파수닷컴이 미국 진출에 성공해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한다면 ‘글로벌 대표 DRM’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우리나라의 경우 탑다운 방식으로 기업이 보안제품을 이용해 직원을 관리하지만, 미국, 유럽 등 서구는 정보유출시 개인이 책임진다는 법적 서약서만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는 DRM보안 전 단계인 DLP(Data Loss Prevention, 데이터유출차단) 솔루션이 대중적”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전부터 미국시장에서도 DRM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소니(SONY)에서 발생한 내부정보 유출 사건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내부 직원에 의한 정보 유출사고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1월 소니에서는 미공개 영화정보, 직원 개인정보(연봉, 성과평가), 회사 관계자간의 이메일, 협력업체와의 계약 내용 등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미국의 정보보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21세기인데 20세기의 무기로 보안을 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미국시장을 공략해 중장기적으로 수출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은 소프트웨어 최강국으로 회사 측은 미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 것은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진출은 2000년부터 시도돼 2006년부터 본격화됐다. 세계 최대 IT보안 전시회인 ‘RSA 컨퍼런스’에서 적극적으로 회사를 홍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DRM보안’기술을 알리기 앞서, ‘KOREA’와 ‘FASOO’를 알리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좀처럼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두터운 벽이 서서히 틈을 보이더니, 드디어 지난해 굵직한 계약을 따냈다. 문서관리 솔루션 세계 1위 기업인 IBM의 기업용 문서 관리(ECM) 솔루션에 파수닷컴의 문서 보안(E-DRM)을 연동해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계약 규정상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도 굵직한 계약을 따내, 미국 진출의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세계로 향하는 도약의 해
파수닷컴은 DRM 보안, 소프트웨어보안(시큐어코딩), 유지보수 수요 확대, 미국 시장 진출 등으로 올해 매출을 31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각각 34%, 212% 증가하는 수치다. 특히 시큐어 코딩분야의 매출 급증이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40억원 규모의 정보화 사업은 시큐어 코딩을 의무화 했다. 이후 2014년에는 20억원 규모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고, 올해부터는 전 사업으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2007년부터 시큐어 코딩을 개발해 상용화 했으며, 지난해 업계 최초로 시큐어코딩 진단도구 CC(Common Criteria, CC)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시큐어코딩 분야 매출은 약 2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0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품 다양화도 생각 중이다. 회사 측은 “내부자의 정보유출로 인한 보안 강화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상위 대기업들은 대부분 도입했다”며 “다만 중소중견 기업은 가격 부담으로 도입률이 높지 않아 종량제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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