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적자' 더케이손보 인수 뒤 자금 수혈할까
7분기 연속 적자·손해율 상승·지급여력비율 하락 등으로 지원 불가피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키로 했다. 그룹 내 비중이 적은 비은행 부문을 키우기 위해서다. 다만 더케이손보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장 비은행 부문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인 더케이손보의 지분 70%를 인수키로 의결했다. 인수금액은 1000억원 이하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17일 교직원공제회도 운영위원회를 열고 더케이손보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안을 마무리지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른 만큼 빠르면 이달 내로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지주의 더케이손보 인수는 2025년까지 그룹 내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2017년 95%를 넘어서던 하나금융그룹의 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2018년 91.97%, 2019년 3분기 87.03%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신한·KB금융그룹 등이 70%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의 전략목표인 'BEST 2025'에는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SK텔레콤과 합작해 핀크(핀테크 플랫폼업체)를 만들었고 하나벤처스 등을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케이손보 인수 또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이 자사가 보유한 광범위한 마케팅망을 활용해 손해보험업 확대를 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더케이손보의 자산 규모가 8953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업계 중·하위권이지만 가입자 중 49%가 직업 안전성이 높은 교직원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보험료 납부가 원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손해보험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더케이손보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2018년 3월 말 당기순손실 137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뒤 적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당기순손실은 111억2400만원으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손해율(보험금/보험료)이 꾸준히 상승한 게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12월 말 90%대로 올라선 손해율은 2019년 들어 꾸준히 상승해 2019년 9월 말 92.66%을 기록했다. 손해율 92.66%는 11개 국내 일반 손보사 중에서 2번째로 높은 수치다.


더케이손보 주력 사업 부문이 자동차보험이라는 점이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 부문은 최근 손해율 급증으로 보험료 3% 이상 인상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또한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8년 12월 말 190%대로 떨어진 지급여력비율은 이듬해 가파르게 하락해 2019년 9월 말 169.1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일반 손보사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233.38%에서 251.75%로 상승한 것과 정반대 결과다.


이에 더케이손보가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뒤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자본 확충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다만 하나금융지주가 현재 하나금융투자의 대규모 유상증자(약 5000억원으로 추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예상대로 더케이손보가 자금 조달 계획을 추진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지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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