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리스크 분석]
롯데건설, 지지부진 울산 강동리조트 '골머리'
②13년간 지연, 공사 중단…시행사에 무이자 380억 대여, 회수 가능성 낮아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5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 구제 신청(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이벤트가 발행할 때마다 국내 건설업계는 유동성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재정비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후폭풍으로 또 다시 건설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너나할 것 없다. 특히 과거와 다르게 실물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 알려진 단순 시공만 하는 건설사조차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영세한 시행사가 즐비한 국내 시장의 특수성 탓에 건설사들이 PF 지급보증을 서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삐걱대는 순간, 시행사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고스란히 시공사로 전이되는 구조다. 팍스넷뉴스는 국내 건설사들의 유동성과 우발채무, 차입구조 등 각종 리스크를 점검해봤다.


[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롯데건설이 대표적인 국내 악성 미분양 사업장 중 하나인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사업이 표류하면서 재무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13년 이상 사업이 지연되면서 누적된 대부분의 이자비용을 롯데건설이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 두차례 공사 중단, 사업성 낮아 재개여부도 불투명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사진출처=울산시>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사업은 울산 북구 정자동 6만7599㎡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3층 콘도미니엄 294실,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 등을 짓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3100억원에 달한다. 사업 초기 당시 계획으로는 2007년 착공에 들어가 2009년 완공해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10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최초 시행을 맡았던 선진개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분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자금난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당시 콘도미니엄 분양률은 1.36%에 불과했다. 자금 조달이 막히자 공정률 37%까지 진행한 상태에서 2009년 6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설립한 KD개발이 2010년 1월 선진개발로부터 시행권을 가져온 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콘도미니엄 높이는 기존 최고 29층에서 13층으로 낮추고 객실 수도 598실에서 294실로 줄였다. 1년 뒤인 2016년 3월 공사 중단 7년여 만에 2017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다시 공사에 착수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재개 3개월만인 2016년 6월 다시 중단됐다. 울산 지역 경기 하강으로 예상 수요가 감소하고 관광사업 수익성도 기대에 못미치면서 그동안 투입한 사업원가를 회수하기도 쉽지 않다는 롯데건설의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내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것도 울산 강동리조트 공사 중단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재까지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 시행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


롯데건설이 최초 시행사인 선진개발의 부도로 채무를 떠안으면서 재무 부담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2년부터 새로운 시행사인 KD개발이 일으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비용을 대신 감당하고 있다. KD개발이 추진하는 사업은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사업이 유일해 11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KD개발은 2009년부터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태다. 2009년 7억원, 2010년 33억원, 2011~2017년 1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5억원, 지난해 5억원으로 최근 손실폭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이익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당기순손실도 11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41억원, 지난해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로 자본이 감소하고 부채가 늘어나면서 자산 역시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09년 1104억원에 달했던 자산은 지난해 722억원으로 약 35%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자본은 마이너스(-) 728억원, 부채는 1449억원을 기록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롯데건설은 해마다 불어나는 부채를 감당할 능력이 부족한 KD개발에게 2012년부터 자금 지원에 나섰다. 무이자로 8년 이상 KD개발에게 자금을 대여해주고 있다. 장기차입금의 만기도 수입금 회수가 가능할 때로 설정해 상환 부담도 거의 없다. 2012년부터 롯데건설이 KD개발에게 이자없이 빌려준 자금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34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명목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KD개발에게 빌려주고 있다. 강동제일차(500억원), 울산강동리조트제이차(300억원), 울산강동리조트제삼차(300억원)는 KD개발에 총 1100억원의 자금을 단기로 대여하고 있다. 이자율은 강동제일차는 연 2.2%, 울산강동리조트제이차와 울산강동리조트제삼차는 연 2.3%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KD개발이 이들 회사에서 빌린 전자단기사채(STB)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제공해 신용도를 보강하고 있다. 강동제일차 500억원, 울산강동리조트제이차 390억원, 울산강동리조트제삼차 390억원 총 1280억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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