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악재 속 반도체 투자 속도...'초격차' 이어간다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내년 하반기 V낸드 양산 돌입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15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최근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 중인 삼성전자가 이번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신규 투자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등 악재 속에도 초격차를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번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중장기적 낸드 수요에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 오는 2021년 하반기에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번 투자로 증설된 라인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V낸드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투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앞서 발표한 파운드리 생산라인과 마찬가지로 약 8조~9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0여일 새 삼성전자가 발표한 반도체 투자 규모만 최대 18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경제와 글로벌 IT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평택캠퍼스 P2라인 전경|삼성전자 제공

지난 2015년 조성된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 전초기지로서 세계 최대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2017년부터 가동한 1라인(P1)에서는 D램과 V낸드플래시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평택 2라인 또한,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차세대 D램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줄곧 밝히면서 메모리반도체 공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제 평택 2라인은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공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D램 뿐 아니라, 파운드리·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다.


삼성전자는 그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지켜왔다. 2013년 1세대 V낸드를 양산한 뒤, 지난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6세대(1xx단) V낸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메모리반도체에서 이미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어째서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투자 강화에 나섰을까.


파운드리 신규라인 증설이 '시스템반도체 1위'를 위한 투자 측면이라면, 이번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다. 최근 중국의 낸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술적 추격을 허용치 않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낸드플래시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5세대 이동통신(5G)의 보급과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낸드플래시 수요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33.3%를 기록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신규 라인이 가동되면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강화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기 속 투자' 원칙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된다"며 "비메모리 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분야도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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