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은퇴
지배구조 재편 '초읽기'…두 아들 승계구도는
③ '이사회 의장' 맡은 장남, 국무총리 방문 때 등장…차남, 후속인사 '주목'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서진석(36)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서준석(33) 셀트리온 이사 등 두 아들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다.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겨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것이 그의 오랜 생각이다. 실제로 서정진 회장은 장남 서진석 수석부사장에게 CEO 자리를 주지않고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만을 맡겼다. 


승계에 대한 서 회장의 구상은 자신이 지난 9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의 통합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지분 승계는 신설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면서 밑그림을 그린 상태다. 셀트리온그룹의 기존 지배구조는 ▲서정진→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서정진→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특히 셀트리온에서 생산한 제품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서 회장 개인을 최대주주로 둬 3사 통합에 난제로 꼽힌 상황이었다.


서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지배하는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자신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35.62% 중 24.33%를 현물출자해 만들었다. 새해엔 두 지주사부터 통합, '원 셀트리온'의 첫 단계를 밟은 뒤 사업회사 3사 통합까지 일궈내겠다는 것이 서 회장의 계획이다.


이런 방식의 통합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직접 통합했을 때 서 회장이 내야하는 '조 단위' 양도세 감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자식들에 대한 지분 승계에도 유리하다. 서 회장이 통합지주사 지분만 넘겨주면 두 아들은 셀트리온그룹 전체를 계속 지배할 수 있다. 두 아들은 현재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그룹 내 상장 3사의 주식을 단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선 서진석 수석부사장이 신설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입지를 다지는 가운데, 차남 서준석 이사의 추후 역할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진석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 생명공학1연구소장을 맡는 것으로 아버지 회사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어 2016년 셀트리온스킨큐어(비상장) 부사장, 2017년 10월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를 거쳐 2019년 3월 셀트리온으로 복귀, 현재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서 수석부사장은 지난 10월 아버지,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과 함께 3명으로 구성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시선을 모았다. 바이오업계에선 두 지주사 통합 때 기업가치가 큰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기존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를 흡수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서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그룹의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서 수석부사장은 실무에서도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황을 점검하고 격려하기 위해 셀트리온 본사를 방문했을 때가 대표적인데, 서 회장과 동석한 몇몇 임원들 중 서 수석부사장이 포함돼 주목받았다. 서 회장이 자신의 발언을 지킨다면, 서 수석부사장은 새해 3월 셀트리온 정기주총 때 아버지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겨받게 된다.


다만 지난 2017년 박사급 과장으로 셀트리온 연구소에 입사, 2년 뒤 미등기임원이 된 차남 서준석 이사도 여러 면에서 실력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어, 그가 향후 어떤 역할을 받는가가 승계 과정의 변수다.


일각에선 서진석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등기이사에 이어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에도 오를 경우, 형제간 균형의 추가 기울어진다는 점을 들어, 서준석 이사도 그룹 내 의미 있는 보직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


특히 아버지 서 회장이 은퇴와 함께 셀트리온 등기임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 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 등 자신이 맡고 있는 상장사 3사 요직에서 모두 물러날 것으로 보여 이 자리 중 일부가 서준석 이사에 돌아갈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서준석 이사의 이동 유무는 셀트리온그룹이 새해 단행할 인사에서 최대 이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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