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3사 합병
연쇄 통합 뒤 장·차남 역할은?
서정진 회장 5개 사내이사 승계 마무리…장남 이사회 핵심 유력·차남 입지 해석 분분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1일 11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진석 부사장, 서준석 이사(왼쪽부터). 셀트리온 제공


[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은퇴 선언 뒤 자신이 갖고 있던 그룹 내 바이오 5개사 사내이사직을 두 아들에 모두 배분했다. 장남 서진석(37)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3개를 승계하면서 그룹의 주도권을 새로 쥔 가운데, 차남 서준석(34) 셀트리온 이사도 셀트리온헬스케어 관련 지주사와 사업회사 사내이사직에 올라 영향력을 넓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관심은 셀트리온그룹의 각종 통합 과정에서 두 형제가 현재 입지를 그대로 유지하는지 여부로 이동한다. 셀트리온그룹이 지난해 하반기에 지주사 및 사업회사 연쇄 통합 방침을 공식 발표한 뒤 두 지주사부터 먼저 합치겠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21일 셀트리온그룹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등 그룹 내 두 지주사(이상 비상장)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빈 자리는 서진석 부사장과 서준석 이사가 각각 채웠다. 서정진 회장이 지분율 95.51%를 기록하고 있는 셀트리온홀딩스는 그룹 내 핵심 사업회사이자 제품 생산회사인 셀트리온을 자회사, 셀트리온 제품의 국내 판매를 맡는 셀트리온제약을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 제품의 수출 및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사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달 정기주총을 앞두고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바이오 관련 사업회사 3사의 사내이사직도 내놨다. 이 중 서진석 부사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등 두 회사의 이사직, 서준석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직을 이어받았다.


다만 서 회장의 두 아들이 최근 물려받은 각종 사내이사직은 1~2년 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그룹이 지난해 9월 글로벌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의 도약, 매출 부풀리기 논란 해소 등을 위해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연쇄 통합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 측은 "지주사 합병을 먼저 한 뒤 셀트리온 (사업회사)3사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며, 모든 통합을 연말까지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서 회장이 최근 은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셀트리온 측은 선결 과제인 두 지주사 합병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장남 서진석 부사장은 통합 지주사, 통합 사업회사 두 곳의 사내이사직은 물론, 이사회 의장까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서진석 부사장은 아버지 서 회장에게 올해 물려받은 3개 회사 사내이사(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외에 지난해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서진석 부사장의 경우, 현재 두 지주사 사내이사를 모두 담당하는 셈이어서 추후 통합 지주사 이사회의 중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 아울러 통합 사업회사에선 이사회 의장으로 유력하다. 서 회장은 은퇴 전 장남이 셀트리온 대표이사직보다는 이사회 의장을 담당할 것이라고 수 차례 공언하기도 했다.


차남 서준석 이사의 통합 이후 지위에 대해선 여러 관측이 분분하다. 서준석 이사는 2017년 셀트리온에 입사했으나 고속 승진을 통해 2년 만에 이사(미등기) 직함을 달았다. 올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내이사까지 꿰찼다.


바이오업계에선 서준석 이사의 경우, 통합 지주사 사내이사엔 무난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사내이사가 유헌영 대표이사와 서진석 부사장 등 둘 뿐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유헌영 대표이사와 서진석 부사장, 그리고 서준석 이사 등 3명이다. 두 지주사 합병 뒤 서준석 이사가 이사진에 들어갈 공간이 충분하다.


반면 서준석 이사의 사업회사 통합 뒤 이사회 진입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셀트리온은 기우성 대표이사와 서진석 부사장, 신민철 관리부문장, 이혁재 경영지원부문장 등 4명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김형기 대표이사와 서준석 이사, 이한기 관리본부장 등 3명이 사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에선 서정수 대표이사와 서진석 부사장 등 사내이사가 둘이다.


이 중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등 둘은 서정진 회장과 함께 셀트리온그룹의 오늘을 이끈 전문 경영인이다. 서정수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는 서정진 회장의 동생이다. 이를 고려하면 서준석 이사가 사업회사 통합 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형제가 통합 지주사와 통합 사업회사에서 모두 이사진에 진입한다는 큰 그림은 그려져 있을 것"이라며 "다만 동생은 경험을 좀 더 쌓은 뒤 형과 호흡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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