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잇단 가계대출 중단·축소 움직임
"당장 대출중단 계획 없지만 '풍선효과' 나타나면···"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5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농협은행에서 시작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중단이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단 일부 은행들은 가계대출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결국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타 은행의 대출 중단으로 풍선 효과가 일어날 경우 감독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이 잇달아 가계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올 11월 말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모든 가계대출의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신규 취급을 9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간판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운영을 일부 중단했다.


이들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권고에도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목표치인 5%를 초과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은 상반기만 가계대출이 7% 증가하는 등 연간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8%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다. 다만 3분기 전세자금 한도가 승인 건수 기준으로 초과되면서 제한적인 취급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구체적인 대출자산 성장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대출자산 증가로 자산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은행권 분위기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압박이 심해지면서 대출을 중단하는 은행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필요하다면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고자 한다"면서 강력한 추가 규제를 예고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아직까지 가계대출 중단 등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연간 목표치를 초과하며 빠르게 증가했던 타 은행과 달리 가계대출 여력이 남아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의 경우 신한은행이 2.2%, 국민은행이 2.5%, 하나은행 4.1% 수준이다.


다만 이들 은행은 향후 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 효과로 대출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 중단으로 신규 고객들의 대출 신청이 크게 늘어날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출 축소 내지는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풍선효과로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 대출잔액이 늘어난다면 속도 조절을 위한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의지가 강력한 만큼 내부적인 논의는 계속하겠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당국의 규제 발표 이후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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