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김동원의 '아이디어 팜', 결국 흐지부지
한화생명 측 "아이디어 인력 분산 배치한 것"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14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고안한 사내 혁신 조직 '아이디어 팜(Idea farm)'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국 흐지부지됐다.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 브랜드전략실 산하 아이디어 팜은 출범 2년여 만에 올해 초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당시 상무)이 직접 신설한 팀 조직이지만 출시 상품은 단 1개에 그쳤다.


아이디어 팜은 25명 내외로 구성된 아이데이션(ideation) 조직이다. 정보통신(IT), 유통업계 등 상당수 외부인사를 영입해 보수적인 생보사 기조를 쇄신하기 위해서 구성됐다. 주요 소비자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담아낸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때 아이디어 팜 신설을 주도한 게 김 부사장이다. 국내 생보업계는 수년간 저금리, 저출산, 저성장 '3저(低)' 현상으로 구조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 3세 경영 시대에 앞서 잡음 없이 금융계열사를 물려받기 위해서는 디지털 신사업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했다. 


야심차게 출범한 아이디어 팜이지만 성과는 부실했다. 아이디어 팜이 해체되기 전까지 내놓은 상품은 지난해 9월 한화생명 다이렉트 채널 온슈어(Onsure)에서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우리가 지켜줄게 안심보험 무배당'이 전부다.


아이디어 팜이 해체된 건 올해 1월이다. 당시 한화생명은 기존 보험 부문을 두고 신사업, 전략 부문을 신설하는 '3부문' 체제 개편에 나섰다. 각 부문별로 인사·기획 등 자율성을 보장해 시장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취지였다. 아이디어 팜 역시 이 같은 조직개편에 따라 해체됐다는 것이 한화생명의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이디어 팜 해체는 회사가 디지털 생보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한 곳에 몰려있던 아이디어 인력을 실무 부서에 분산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생명은 이달 초 기존 3부문 6본부 편제에 경영혁신·투자부문을 더해 5부문 6본부 편제로 변경했다. 지난 9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신설한 경영전략실 실장에는 하상우 부사장, 담당 임원에는 금융위원회 출신 이한샘 상무를 각각 선임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김 부사장이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보험과 신사업 파트를 명확하게 분류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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