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캐피탈 급전 500억 당긴 이유
'초단기물' 회사채 발행…선조달 수요보다는 자금부족 직면 가능성
수요예측 '미매각'에 주관사들이 전 물량 인수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14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두 달간 회사채 3년물(AA-) 금리 변동추이. (사진=한국은행 경제통계체계)


[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BNK캐피탈이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금리변동성 확대로 회사채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초단기물' 채권발행으로 급전을 끌어모은 모양새라 더욱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자금을 선조달하려는 것을 넘어, 당장의 가용자산 부족 해소를 위해 시급히 꺼내든 카드라고 분석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캐피탈은 지난 22일 회사채 발행을 골자로 하는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총 발행금액은 500억원이며 3회차로 나눠 배정됐다. 각 회차별 발행금액은 300억원ㆍ100억원ㆍ100억원이고, 각각의 만기는 1년ㆍ1년4개월ㆍ2년6개월이다. 신용평가등급은 일괄적으로 차상위(AA-) 등급을 평가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BNK캐피탈이 추진한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함에 따라 각 회차의 주관사들이 전 물량을 인수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1회차 300억원에 대해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BNK증권이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인수했다. NH투자증권은 2회차와 3회차에서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물량을 받아냈다.


이러한 '흥행 불발' 현상에는 최근 금리급등으로 인한 회사채 발행시장의 약세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지속 상승하는 구간에서 발행사는 현재 수준의 금리가 미래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채권발행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인수사 입장에선 미래금리 대비 현재의 채권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보유채권의 평가이익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채권인수를 유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60일간 신용등급 AA- 기준의 회사채 3년물 금리는 20.82% 급등했다. 작년 12월 27일 2.411%였던 금리가 이달 23일 2.913%까지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회사채 3년물(AA-) 금리는 '크레딧 스프레드'로 회사채에 대한 투심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향후 금리변동추이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 회사채 발행시장이 얼어붙은 셈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이달 14일 "최근 금리불확실성 지속과 채권금리 급등으로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미루고 있다"며 "반면 기업들은 빨리 회사채를 선조달하려는 수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BNK캐피탈의 이번 회사채 발행의 경우 상환 만기가 통상적인 3년물ㆍ5년물 대비 크게 짧은 '초단기물'로 '자금 선조달' 명목만으로는 모두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발행사의 가용자산 상황이 상당한 압박에 직면해 주관사들의 선호에 부합하는 짧은 만기로 정무적인 합의를 이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사 입장에서 1년 만기의 초단기물을 발행하는 것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1년 남짓한 기간에 금리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당장 자금부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BNK증권의 채권인수 규모가 100억원으로 다소 소극적인 점도 눈길을 끈다. BNK증권은 BNK캐피탈과 같은 금융그룹 내의 계열사 관계로, 가능한 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금융투자업규정 제4-60조에 의거 차상위(AA-) 채권에 대해 계열사는 발행금액 100분의 30범위 내에서 청약 및 인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BNK증권의 인수규모는 전체의 2할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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