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형마트]
롯데도 '돌격'...투자재원 마련방안은
점포정리 대신 리뉴얼, 지출구조 등 고려 시 전환작업 수월할 듯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16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송파구 소재 제타플렉스 잠실점.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쇼핑이 부진에 빠진 할인점(롯데마트) 부문의 수익반등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강희태 전 롯데 유통BU장이 이끌던 시절 고정비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폐점)에 방점을 찍었다면 현재는 대대적인 투자에 기반한 집객력 강화로 선회했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최근 선보인 '제타플렉스'(전문점·식품 특화) 점포를 일부 확대하는 한편 기존 점포 수 곳을 창고형 할인매장 맥스(舊 빅마켓)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의 관심사는 롯데마트가 리뉴얼 투자에 쓸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 여부다. 2년 연속 적자 경영을 이어간 터라 벌어들인 현금으론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데다 점포 상황에 따라 리뉴얼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의 경우를 보면 이마트는 2020년부터 일찌감치 점포 전환 작업을 벌여 왔음에도 올해 리뉴얼 및 매장시설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내 점포 20여곳을 식품 특화매장으로 전환할 홈플러스 역시 점포당 최소 30억원에서 많게는 15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재원마련에 대해 회사의 자금집행 구조, 풍부한 부동산 자산을 고려했을 때 마트부문의 리뉴얼 투자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으로 사업부문을 나눠놨으나 각 부문에 대한 투자는 전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현재 돈을 못 버는 상황과 별개로 백화점부문이 건재한 만큼 투자여력은 충분하단 것이다. 실제 개별기준 작년 3분기 누적기간 동안 롯데쇼핑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19억원에 달했다. 백화점 업황이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덕분이었다.


경쟁사 대비 세일앤리스백(S&LB 매각 후 재임차)등 자산유동화 작업이 수월하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이다. 롯데쇼핑은 대형마트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그룹 내 위탁관리부동산투자사인 롯데리츠를 거느리고 있다. S&LB 계약 체결할 시 전에 없던 임차료 부담이 발생하는 건 이마트, 홈플러스와 동일하지만 롯데쇼핑은 자회사인 롯데리츠로부터 수령할 배당으로 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이런 구조를 활용해 2019년부터 작년 말까지 13개의 부동산자산을 롯데리츠에 매각했다.


다만 롯데쇼핑의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단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작년 9월말 개별기준 롯데쇼핑의 차입금의존도는 44.6%로 안정권(30%)과 큰 차이를 보였으며 상각전이익(EBITDA)대비 순차입금은 10배에 달하는 등 재무상태에 노란불이 켜졌다. 아울러 백화점을 제외한 사업부의 실적부진으로 지난달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AA'→'AA-') 돼 차입 부담도 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점포별로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리뉴얼에 투입될 구체적인 비용을 언급하긴 어렵다"며 "투자는 각부문이 아닌 전사차원서 진행되는 만큼 마트부문 리뉴얼작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롯데마트의 점포 리뉴얼이 흑자전환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식품 특화점포 확대·창고형 할인매장(트레이더스) 출점러시를 이어간 '이마트 모델'이 어느 정도 검증됐단 이유에서다. 


이마트의 차별화 전략은 마트 3사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각각 830억원, 320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달리 이마트는 점포 리뉴얼 효과, 트레이더스의 수익개선 덕에 26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역시 나홀로 전년대비 5.9% 증가한 16조4510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형마트산업의 사양화 현상을 빗겨가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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