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매각 차익 '100%'…"엑시트 타이밍"
호반, 취득단가 6만원, 매매대금 총 5640억원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08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양호연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2대주주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강성부펀드)가 보유 지분 대부분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며 2배 가까운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식 매도로 KCGI는 564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호반건설은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 외 6개사와 의결권 있는 주식 940만주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단가는 6만원으로 매매대금은 총 5640억원이다. 여전히 KCGI 손에 주식 일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업계 안팎에선 호반이 추가로 KCGI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KCGI는 2배 가까운 차익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KCGI는 2018년부터 한진칼의 지분을 매집해 왔다. 평균적으로 1주당 매입 단가가 2만원 후반에서 3만원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한진칼 지분 투자에 따른 KCGI의 수익률은 84.6~92.9% 수준에 달한다. 업계 안팎에선 실제 수익률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100%의 수익률에 근접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호반의 항공사업 진출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사측은 공시를 통해 '단순투자'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분을 매각한 KCGI는 한진칼에 대한 투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건이 성립됐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기업 지배구조 관련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KCGI는 "한진칼에 대한  투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건이 성립됐다고 판단했다"며 "오너 일가의 일탈과 독단적인 경영행태에서 벗어나 여러 주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는 의사결정 체제와 기업지배구조가 갖춰졌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장 매각 방식을 택하지 아니하고 현 경영진을 도와 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경영진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때는 효과적인 견제를 할 수 있는 매수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매수자도 그렇게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간 이뤄진 경영권 분쟁의 결과가 이번 KCGI의 지분 매각의 주요 원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이후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이사의 자격을 강화하는 안건 등 KCGI가 낸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경영권 방어전에서 조 회장이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말 주주 명부 폐쇄일 기준 한진칼의 주요 주주 지분 ▲조원태 회장·특수관계인 18.87% ▲KCGI 17.41% ▲반도건설 17.02% ▲델타항공 13.21% ▲한국산업은행 10.58% 등이다.


호반건설은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1181만4917주를 매입해 지분율 17.35%로 조 회장 등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지난 18일 호반이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 5만2000주(0.08%)를 합하면 호반그룹의 총 지분율은 17.4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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