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스크 점검]
운용사
메자닌 쪼갠 안다운용, 시딩투자 삐끗
집합투자증권평가손실↑… '안다H' 분사 여파 AUM 1조원 턱걸이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SK케미칼을 상대로 한 주주행동주의, 자회사(안다H자산운용) 분사 등으로 화제를 모은 안다자산운용이 시장의 관심도와 반비례하는 성적표를 거둘 전망이다. 자사 사모펀드에 대한 시딩투자(자기자본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올해 1분기 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안다운용은 최근 운용업계에 거세게 일고 있는 주주 행동주의 바람을 일으킨 곳 중 하나다. 그동안 투자처인 SK케미칼에 배당 확대, 집중투표제 도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지속해 온 끝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달 SK케미칼로부터 자기주식 38만9489주를 소각하겠단 결정을 끌어낸 것이다. 이에 대해 안다운용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소각키로 한 자사주가 전체 주식의 2.2%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추가 소각 의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헤지펀드 운용사로는 드물게 시장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안다운용의 내부 분위기는 썩 밝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020년 역대 최대인 300억원 고점을 찍은 영업수익이 2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3월 결산법인) 영업수익은 전년동기대비 절반 수준인 34억원에 그쳤다.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34억원→ 16억원)가 줄면서 총 수수료수익이 43억원에서 24억원으로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1분기에 21억원 가량이던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올해 7억원으로 급감한 영향도 컸다.


안다자산운용 주요 경영지표 추이(단위:억원)

영업수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전년동기대비 영업비용(24억원→ 49억원)이 104% 가량 뛰면서 영업이익은 46억원에서 마이너스(-)15억원으로 돌아섰다. 종종 운용사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원인이 되는 판매비와 관리비는 예년 수준으로 관리됐으나, 펀드 시딩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증권평가 및 평가손실 계정 가운데서도 집합투자증권평가손실(7억원→ 22억원)이 크게 뛰었다. 이는 자기자본이 투입된 자사 펀드의 수익률이 장 악화로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다운용은 700억원에 달하는 총 자본의 대부분을 '안다마일스톤펀드', '안다플래릿펀드', '안다크루즈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 덩달아 순이익도 36억원에서 -14억원으로 하락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A(자기자산이익률)는 각각 -2.01%, -1.93%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적표는 안다운용의 역량이 줄어들 여지가 큰 와중에 받아든 것이라 더욱 이목을 끈다. 안다운용은 지난 4월, 기존 메자닌(Mezzanine) 본부를 떼어내 안다H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분사는 물적분할로 이뤄져 안다H운용이 100% 자회사된 만큼 실적엔 별다른 영향이 없다. 하지만 운용자산(AUM)은 별도로 집계돼 안다운용의 업계 내 위상 하락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지난 4월에 20개 가량의 'H시리즈'(2600억원 규모)가 안다H운용으로 이관되면서 안다운용의 운용자산은 전월 대비 20% 감소, 가까스로 1조원에 턱걸이 했다. 


이와 관련해 안다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업계 전반의 실적이 예년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운용자산을 회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편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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