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리그테이블]
유상증자
금리상승에 자금조달 위축…건수·규모 '뚝'
삼성바이오로직스 3.2조 최대…외부차입 부담, 사모방식 선호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지난해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유상증자 시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의 투자 활동이 위축되면서 조 단위 대형 딜(Deal)이 두 건에 그쳤으며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증자 건수와 규모는 빠르게 줄었다. 올해도 다수 기업이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는 가운데, 유동성 부담을 느낀 기업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2022년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유상증자 규모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설투자(2조원)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1조2000억원) 취득을 위해 3조2007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1조1477억원(채무상환·5000억원, 기타·6478억원)을 확보하며 조 단위 딜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6245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한 에코프로비엠이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조달자금 중 4700억원을 자회사 에코프로글로벌에 출자해 해외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4위 대한전선은 4880억원 증자로 시설투자 자금을 채웠다. 이들 기업 모두 상반기에 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연초부터 금리 인상이 예고됐던 만큼, 서둘러 사업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시장을 찾는 기업 발길이 뜸해졌다. 조 단위 대형(Deal)이 실종됐으며 증자 규모 2000억원 이상 딜은 에이치엘비(HLB, 2409억원)와 제주항공(2173억원), SK리츠(2101억원) 세 건에 그쳤다. HLB의 경우 3255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투자자 외면에 증자 규모가 대폭 줄기도 했다.



건수도 공모기준 상반기 27건에서 하반기 21건으로 줄었다. 금리 상승 영향으로 외부 차입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잇따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절차가 간단한 사모 방식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이마저도 보통주 대신 배당률 등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 포함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기업들은 투자 계획 축소 등 버티기에 돌입했다.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해 사업확장에 나서는 것보다 시장 분위기 회복을 기다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유상증자 후 주가 하락을 우려한 주주들의 반발로 실권주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유상증자 시장은 유동성 부담을 느낀 기업이 대거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상증자가 주가 등 재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부담요소가 존재하지만, 지금과 같이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진 때에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미 엘브이엠씨가 채무상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48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으며 오는 12일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2조70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1조215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초부터 금리 인상 움직임이 예고됐던 만큼, 기업들이 서둘러 자금조달을 마치고 사업 계획도 수정하며 위기를 극복했다"며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기업과 주주총회와 결산보고서 제출 등이 맞물린 3~4월 전에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로 연초 시장이 붐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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