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재무분석] 솔브레인, 이엔지 ‘혹 떼고’ 멤시스 ‘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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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민 기자] 솔브레인이 적자 부실 자회사 솔브레인이엔지(이하 이엔지) 매각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이엔지의 주요 토지자산과 100% 자회사 솔브레인멤시스(이하 멤시스)는 건지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매매과정이 흥미로운데 솔브레인은 이엔지를 사모펀드조합에 팔아치운데 이어 알짜 자산은 저가에 되사는 방식을 선보였다.

◇솔브레인 ‘이엔지 매각=구조조정’…이엔지 내부 250억원 유입 예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솔브레인은 이엔지 지분 33.61%(1224만1804주)를 더블제이프라이빗에쿼티 제1호투자조합(18.82%, 685만5410주)과 준파투자조합(14.79%, 538만6394주)에 분할 매각했다.

매각가액은 250억원(주당 2042원)이다. 당초 예정 잔금 지급일에 따른 매각일은 오는 9일이었지만 지난달 30일로 앞당겨졌다.

일련의 과정에서 솔브레인은 이엔지로부터 유형자산(경기도 파주시 공장)과 자회사 멤시스를 각각 280억원, 25억원에 사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7일 “반도체 사업부와 파주 공장은 회사에 필요해서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멤시스의)반도체 사업부는 회사 전체 규모 대비 크지 않고, 디스플레이 보다 유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유형 자산와 멤시스는 반도체 검사 장비와 법인이다. 솔브레인 입장에선 이엔지 매각 대금을 멤시스와 관련 자산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셈이다.

반면 더블제이 측은 이엔지를 250억원(전환사채 포함하면 280억원) 가량에 인수했지만 4분기 중으로 유입되는 280억원의 자금(유형자산 매각 대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솔브레인이 사업 구조조정을 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적자폭을 키우고 있는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부문은 매각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반도체 검사 장비 부문을 가져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엔지 “신규 사업 검토 중”

금융투자업계에선 이엔지와 멤시스의 매매 과정에서 양사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엔지는 지난해 개별기준 505억원 매출액과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멤시스는 177억원의 매출과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는 이엔지의 경우 236억원의 매출과 36억원의 순손실로 집계됐으며, 멤시스는 66억원의 매출과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이엔지는 현금흐름이 부정적이다. 올해 상반기(개별기준)는 마이너스 56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나타냈고,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9억원이다. 부족한 현금은 67억원의 재무활동현금흐름과 보유 현금성자산으로 채웠다.

검사 장비를 팔아 적자가 났고, 투자 현금(유형자산 취득) 까지 나가면서 부족한 현금은 외부에서 조달(단기차입금 증가)한 것이다.

결국 솔브레인이 이엔지를 매각을 결정하기에 이르렀고, 이번 매매 거래는 부분 매각의 형태를 띄게 됐다.

솔브레인이엔지 관계자는 “반도체 검사 장비 사업부는 솔브레인에서 인수한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추가적인 사업 계획은 주주총회 이후에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엔지의 향후 계획은 지난달 23일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온 정관 변경안을 보면 엿볼 수 있다.

이엔지는 오는 9일 개최되는 제21기 임시주주총회에서 ‘솔브레인이엔지’에서 ‘폭스브레인’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또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품, 건강보조식품, 국내외 부동산 자문, 골프 등 회원권 분양업, 통신판매업, 면세판매업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분야를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솔브레인으로부터 유입되는 280억원 중 일부가 추가되는 사업을 위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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