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롯데쇼핑, 백화점에 1조 쏟는다
점포 구조조정 태풍 속 잘 되는 사업에 올인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3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쇼핑이 모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실적이 부진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사업에 메스를 든 반면 돈 되는 사업인 백화점·복합쇼핑몰 등에는 적극적인 투자집행으로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내년까지 백화점 및 할인점부문에 총 1조2806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도별로 올해는 전년(4983억원)대비 56.2% 증액된 7714억원을, 내년엔 5092억원이다.


투자금 대부분은 복합쇼핑몰이 포함된 백화점부문에 쏠려 있다. 올해의 경우 총 투자비 가운데 6448억원(83.6%)이 백화점사업에 투입된다. 롯데쇼핑은 해당 투자금을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프리미엄아울렛 의왕 타임빌라스 등 신규 점포에 집중 투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노원점, 광주점 등 기존 백화점과 롯데몰 6곳을 리뉴얼하는데도 쓸 계획이다.


반면 할인점에 대한 투자규모는 1266억원(16.4%)에 그친다. 앞서 롯데마트 출점이 지속된 2017년 당시 할인점부문 투자비중이 47.2%에 달했다는 점과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는 롯데쇼핑의 사업구조가 5년 만에 크게 뒤바뀐 데 따른 것이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 대부분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영업규제 강화, 이커머스의 시장 침투율 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부터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문을 잇달아 닫고 있는 것 또한 유통업 환경 변화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백화점은 오프라인 유통업이란 측면에선 대형마트와 공통점이 있지만 경영사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백화점업태는 소비 양극화 심화로 이커머스 시장확대에 따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실제 롯데쇼핑 백화점부문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전년대비 36.7% 줄어든 3277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회사 내 사업부분 가운데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롯데쇼핑 실적에서 백화점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94.7%에 달했다.


백화점사업에 대한 롯데쇼핑 경영진의 기대도 남다른 편이다. 강희태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롯데쇼핑 정기주주총회에서 "최근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보복소비 확산 등으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올해는 백화점사업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예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특히 명품을 잘 구비해 놓은 수도권 백화점들의 영업상태는 코로나19 영향이 무색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 양극화로 인해 하이엔드급 상품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당분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백화점투자 확대가 시의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업계 내 경쟁강도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더현대서울'을 오픈했고 하반기에는 신세계가 대전 엑스포점'을 출점할 예정으로 수도권·중부권 소재 백화점 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본업 강화보다는 온라인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산업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 터라 매장 리뉴얼 보다는 온라인 유통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롯데마트가 세미 다크스토어 확장에 크게 공을 들이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미 다크스토어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물류거점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GS수퍼마켓이 일찌감치 이를 도입한 것과 달리 롯데마트는 올해부터 적극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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