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에 4조 투자…롯데건설 300명 뽑는다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설비 구축…발전PJ 발주도 줄이어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롯데케미칼이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프로젝트에 4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후속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은 300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공사 부실로 관련 인력을 잇달아 축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50대 이상 부장급 비정규직 인력 100명과 30대 대리 및 과장급 정규직 인력 200명 충원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주로 인도네시아 등 해외의 발전, 플랜트 사업부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기준 인력이 3148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전체 인력의 10% 가까운 인력을 뽑는 것이다. 현재 플랜트 인력은 417명으로 충원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인도네시아는 롯데그룹이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사장이다. 롯데케미칼이 1조5000억원에 인수한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실레곤의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 스틸’ 부지를 2016년 매입했다. 이곳에 4조원을 투자해 47만㎡ 부지에 에틸렌을 연 100만t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고도화 석유화학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반텐주 실레곤에서 열린 유화단지 부지 조성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롯데 경영진과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행사 이후 신 회장은 대통령궁을 방문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은 롯데그룹은 동남아시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 중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 매출 비중은 57%에 달한다. 중국(13%), 미국(9%), 유럽(7%)을 크게 앞지른다.


롯데건설도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4월 2282억원 규모의 리아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도네시아 민간 에너지기업과 태국 전력회사가 세운 합작법인 MRPR이 추진하는 275MW급 가스복합발전소(GFPP) 사업이다. GFPP는 인도네시아 전력청이 발주했다.


롯데건설은 MRPR의 최종 EPC(설계·구매·시공) 수행사로 지난해 4월 선정됐으며 올해 8월 EPC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기간은 올해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30개월이다. 롯데건설이 발전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것은 이달 준공을 앞둔 인도네시아 그라티 가스복합화력 사업에 이어 두 번째다.


인도네시아는 향후 발전 분야에서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시장이다. 인도네시아 전력 수요는 연평균 8.4%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화석연료,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프로젝트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020년까지 연간 5580MW의 전력설비용량 증설에 연간 96억 달러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전력설비용량은 석탄화력 35.6GW, 수력 5.7GW, 지열 6.2GW, Combined cycle 3.3GW, 천연가스 4.1GW, 기타 0.4GW 등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향후 인도네시아에서 민간발전사업(IPP) 형태의 발전 프로젝트 발주가 연이어 나올 것”이라며 “발전사업과 주택개발사업 등에서 한국 건설사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입장에서도 실적 확대를 위해 해외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롯데건설의 국내 사업 매출액 비중은 줄곧 80%를 웃도는 반면, 해외건설 매출 비중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 중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인력을 크게 축소해 시장에 구직 중인 인력이 많다”며 “롯데건설이 목표 인원은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 인력 충원은 실로 오랜만”이라고 반겼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채용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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