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미니스톱 인수전, 누굴 점찍나
日이온, 이르면 25일 우선협상자 발표, 글랜우드PE 반전드라마 가능성 제기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지난 20일 마감한 미니스톱 인수 본입찰에 롯데와 신세계, 글랜우드PE 모두 도전장을 내밀면서 누가 승자의 미소를 지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랜우드PE가 인수할 경우 국내 편의점 업계의 지각변동이 크지 않겠지만 롯데와 신세계가 새 주인이 되면 경쟁구도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온그룹과 매각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이 이르면 25일 미니스톱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본입찰에 참가한 롯데와 신세계, 글랜우드PE가 제시한 인수금액 자체는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지만 시간을 끌어봤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서두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 매각가격으로 이온그룹은 4000억원을 희망했지만 본입찰에 참가한 3사는 3000억원 초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액 차이가 상당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국내 편의점 시장이 처해있는 환경이 비우호적이다 보니 시간 끌기가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온그룹도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랜우드PE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국내 편의점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가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면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점포수를 늘리는 게 수순이다. 하지만 국내 편의점 시장의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 글랜우드PE가 무리해서 점포수를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에 지급해야 하는 상생지원금이 2016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난 데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도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올 들어 국내 편의점 개수도 4만개를 넘어섰다. 영업환경이 기존 편의점을 대상으로 뺏고 뺏기는 형태로 바뀐 만큼 글랜우드PE가 몸집 키우기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새 주인이 될 경우 경쟁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양사가 이번 매각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가 시장점유율 확대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편의점 업계의 순위는 점포수 기준 CU(BGF리테일)가 1만3109개로 1위고, GS25(GS리테일)이 1만3018개로 2위다. 이어 롯데의 세븐일레븐 9548개, 신세계의 이마트24 3564개, 미니스톱이 2533개 순으로 3~5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점포수가 1만2081개로 늘어나 CU 및 GS25와 함께 확실한 3강 구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반면 신세계가 인수하게 되면 매장수를 6097개까지 늘릴 수 있어 경쟁구도를 ‘2강 1중’에서 ‘2강 2중’ 형태로 바꿀 수 있다. 미니스톱 인수에 따른 이익 셈법은 복잡하지만 양측 모두 인수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온그룹이 한국 내 미니스톱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편의점 회사에 매각하는 걸 내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며 “일본에서 세븐일레븐과 이온그룹이 경쟁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롯데보다는 신세계가 조금 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미니스톱 브랜드를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글랜우드PE가 반전드라마를 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사 가운데 누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던 간에 국내 편의점 판세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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