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보이는 AI 스피커’ 전쟁…안방쟁탈전 2라운드
경계 허무는 AI 단말기…‘스피커’ 넘어 ‘이동형 IPTV’로 진화
KT의 기가지니 테이블TV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둘러싼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안방 점령전 2라운드가 시작됐다. 그간의 가정용 AI 스피커가 음성 중심이었다면, 앞으론 여기에 영상이 더해져 경쟁사들간 영토전쟁 범위가 보다 넓어질 전망이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SK텔레콤에 이어 KT도 눈으로 보는 AI 스피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유플러스도 관련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보는 AI 스피커’ 시장은 이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AI스피커 시장 주도권을 먼저 잡은 이통사들이 다시 한 번 중심이 돼 영역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해외사례와 비교했을 때 시장 진입은 다소 늦었지만 국내시장 한정이라는 특수성에 기존 인터넷TV(IPTV)와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AI스피커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듣기만 하던 AI스피커가 보는 AI스피커로


29일 KT는 말하는 것은 물론 눈으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새로운 AI 플랫폼 ‘기가지니 테이블 TV’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18일 SK텔레콤이 선보인 ‘누구 네모’와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출시 시점부터 바로 '올레TV'와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또 ‘핑크퐁 이야기극장’, ‘만개의 레시피’를 비롯해 내 목소리로 녹음해서 들려줄 수 있는 신규 서비스 ‘내 목소리 동화’ 등의 콘텐츠를 영상과 함께 제공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거실은 물론 놀이방, 주방 등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기가지니 테이블TV는 셋톱박스에 화면을 결합시킨 개인용 AI TV 형태로, 스마트패드와 비슷한 11.6인치로 제작됐다. 해당 단말만 구입하면 39만6000원이지만, 반값 초이스 등 할인프로그램을 이용하면 10만원대로도 구매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이날 정식 출시된 경쟁사의 ‘누구 네모’ 가격(19만9000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 또 8월께부터는 SK텔레콤도 IPTV 셋톱기능을 담은 버전도 출시할 예정인데, 이 경우 추가적인 결합할인 혜택이 제공될 전망이다.


KT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는 “음성 AI에 화면을 추가함으로써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주고받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해지게 됐다”면서 “기존의 기가지니가 AI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단계였다면 ‘기가지니 테이블TV’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에 맞춰 AI를 즐기는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누구 네모.

이에 앞서 SK텔레콤도 지난 18일 AI 플랫폼 ‘누구’에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누구 네모’를 선보이고 이날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우선 어린이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또 8월부터는 ‘누구 네모’에 음성통화 기능인 ‘누구 콜’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영상통화 기능도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반기에는 이와 별도로 SK브로드밴드 셋톱박스를 장착한 단말기 출시도 검토중이다.


◆ 디스플레이 장착하고 ‘이동형 IPTV化’


LG유플러스도 AI 스피커에 화면을 접목한 ‘U+AI 어벤져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마블과 협업한 제품으로,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가 탑재된다.


다만 ‘U+AI 어벤져스’는 IPTV 연동 기능은 제공하지 않으며, ‘U+아이돌Live’와 같은 LG유플러스의 영상 콘텐츠 정도의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군 중 KT ‘기가지니 테이블TV’와 유사한 것은 ‘U+tv 프리(IPTV 제공)’, SK텔레콤의 ‘누구 네모’의 경쟁 상품은 지난 2월 출시한 디스플레이 탑재 AI스피커 ‘U+AI_어벤져스(IPTV 미제공)’”라며 “타사와의 경쟁은 각각 다른 성격의 두 가지 제품군으로 대응해 내갈 것”이라고 말했다. ‘U+tv 프리’는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으며, LGU+TV와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이 가능하다.


한편 보이는 AI스피커 시장은 2017년 아마존이 선보인 ‘에코 쇼’ 이후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구글과 레노보, 라인 등이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를 연이어 내놓고 있고, 국내에서도 LG전자가 지난해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LG 엑스붐 AI 씽큐 WK9’를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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