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 “기술력 중심 회사로 변모하겠다”
주가·영업실적에 불만 토로…3개 안건은 모두 통과

[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제일모직과 합병 당시와 비교해 주가가 60% 하락한 삼성물산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의 불만 섞인 질문과 항의가 쏟아졌다. 일부 주주는 실적 목표치가 너무 높아 달성 가능성이 의문스럽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22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에서 열린 제 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미국과 중국 갈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내 소비심리 침체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며 “글로벌 교역환경이 악화되면서 거래 리스크가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 건설시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소폭 늘어날 전망이지만 국내 시장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호 대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품질, 원가, 공기를 준수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변모하고자 한다”며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를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공장, 설계·시공의 통합서비스화 등 상품별로 차별화한 기술을 적용하겠다”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중점 시장의 현지 수행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생산성 관리와 품질안전 경영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주총에서는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날 상정된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모두 통과됐다.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서 지난해 배당금은 3299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000원, 우선주 2050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지급일은 다음달 19일이다.


삼성물산은 2017년부터 3개년 배당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2016년 550원에서 2017년부터 2000원으로 올려 3년동안 동일하게 책정하는 것이다.


정관 변경 안건에서는 ‘외부감사법에서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 선임을 승인한다’는 조항을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선정한다’로 변경했다. 전자증권법에서는 전자등록법 의무화에 따라 관련 조항들을 변경했다.


올해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액은 전년과 동일한 260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에는 162억원의 이사보수액을 지급했다.


일부 주주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뒤 주가가 떨어진 것과 영업실적이 목표치에 비해 저조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주 김모씨는 “주식매수권청구가격이 합병 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뒤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주주가 회사에 가장 바라는 것은 주식 가치를 높이는 것인데 삼성물산은 주주권익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2015년 9월 1일 합병했다. 전일인 8월 31일 종가는 17만8000원이었는데 합병한 뒤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13만원대로 내렸고 등락을 겪다가 지난해 11만원대, 올해는 3월 21일 종가 기준 10만9000원에 머물렀다. 현재 주가는 합병하기 직전일과 비교하면 60%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글로벌 증시하락 등이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가 아직 주주들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영진을 비롯한 IR팀에서는 다양한 IR활동으로 회사 가치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강도 높은 체질개선을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 1조를 돌파했고 배당금도 2017년부터 3년동안 주당 550원에서 2000원으로 상향했다”며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위원회 활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합병 전 삼성물산 직원들이 합병동의안을 받으러 왔을 때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약속 시점까지 2년 남은 상황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데 달성할 수 있겠나”라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유가, 건설시장 침체, 각국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무역제재 등 합병 이후 경영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효율 자산을 매각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해왔다”며 “앞으로 바이오 산업을 성장시키고 신사업을 발굴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3공장 모두 상업용 생산체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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