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EU 승인…미국만 남았다
화물사업 매각 등 시정조치 선행 조건…유럽 중복노선 티웨이항공으로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20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대한항공이 유독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 온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미국이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은 필수 신고국가인 EU 집행위원회(EC)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을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시정조치 이행을 EC로부터 확인받은 후 거래종결이 이뤄지게 된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3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EC와 사전협의 절차를 개시했으며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다양한 시정조치 논의를 거쳐 같은 해 11월 시정조치안을 냈으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취합 및 마켓 테스트 등을 거쳐 최종 승인이 진행됐다.


승인을 얻어내기까지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심사가 지연된 데다 EC가 경쟁 제한 가능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EC는 지난해 2월 2단계 심사 단계에 돌입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그 해 6월에는 두 항공사의 합병 관련 조사를 중단했을 뿐더러 당초 7월로 예정된 합병 승인 여부 발표를 연기했다.


EC가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장기화한 배경으로는 유럽 4개 노선의 여객 운송 서비스와 화물 운송 부문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우려해서였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에 대한 신규 항공사 진입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 등이 담긴 최종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EC 심사가 급물살을 탄 것은 이 때부터다. EC는 지난해 12월 "2024년 2월14일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리겠다"고 공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EC의 이번 승인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사업 부문을 분리매각하기 위한 입찰 및 매수자 선정 등 매각 직전까지의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선정된 매수인에 대한 EC의 승인 절차를 필수적으로 진행한 이후에 실제 분리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아을러 대한항공은 유럽 여객노선의 신규 진입 항공사로 뽑힌 티웨이항공이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천~파리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EC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 두게 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심사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이 올 상반기 중으로 미국의 승인을 받는다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이후 화물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로부터 약 2년여에 걸친 브랜드 통합 과정과 저비용항공사(LCC) 합병 등을 거쳐 한 회사로 합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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