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후 1년
삼기이브이, 매출·영업익 하락…전기차 시장 침체 '직격탄'
상장 당시 밝힌 매출 대비 괴리감 커…북미법인 역량 집중, 200억 지분투자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09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치환 삼기이브이 대표이사가 지난 2023년 2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 (제공=삼기이브이)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2차전지 부품 전문 제조기업 삼기이브이가 기업공개(IPO) 1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며 삼기이브이의 최종 고객사(End User)인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의 매출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다만 회사가 IPO 당시 계획했던 북미 법인의 확장과 매출처 다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기이브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08억원, 영업이익은 7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70억원, 8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년만에 각각 15%, 91% 감소했다.


삼기이브이가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자신했던 것을 감안하면 괴리가 더욱 커진다. 삼기이브이는 IPO 당시 2021년 기록했던 1168억원의 매출을 기준으로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치환 삼기이브이 대표이사는 IPO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29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기이브이의 실적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 역시 상장 초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삼기이브이의 주가는 상장 초기 '따상'을 기록하며  6000~7000원(무상증자분 반영)대에서 거래됐으나, 지난해 10월에는 실적 하락과 함께 2600원까지 떨어지는 등 공모가를 밑돌았다. 7일 종가 기준으로는 약 3000원으로, 공모가를 소폭 웃돌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삼기이브이의 지난해 매출이 저조했던 이유로 주요 전기차(EV) 고객사들의 부진을 꼽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EV 시장은 33% 성장하는 등 호황을 누렸으나, 삼기이브이의 주요 고객사인 포드 등의 전기차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들어서다.


이에 더해 전기료·경상연구비 등 고정비 지출 비중이 전체 매출 중에서 늘어나며 영업이익도 하락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삼기이브이의 매출원가율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83%, 85%에서 지난해 90%로 치솟으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삼기이브이 미국 진출 타임라인. (출처=삼기이브이 IR북)

다만 삼기이브이가 IPO 당시 계획했던 북미법인 '삼기아메리카'에 대한 투자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삼기이브이는 IPO 당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북미지역 진출을 공언했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생산시설을 구축할 부지를 확정하고, 2024년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한 뒤 2025년부터 북미 현지법인에서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삼기이브이는 모든 역량을 북미법인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해 2월과 4월 각각 1000만달러(약 136억원), 770만달러(약 105억원)를 삼기아메리카에 출자한데 이어 현재까지 200억원 이상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과 8월에는 삼기아메리카가 차입한 약 1000억원의 자금에 대한 채무보증도 제공했다. 


이와 같은 삼기이브이의 노력은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기이브이는 블루오벌SK와 2026년 1월부터 2030년 말까지 총 650억원에 달하는 배터리부품 엔드케이스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한 이달부터는 북미법인을 통해 현대자동차에 첫 제품 출하가 이뤄지는 등 LG에너지솔루션에 한정됐던 매출처 역시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기이브이 측은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복수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도 계약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난 2014년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가업 승계로 발생한 상속인 의무가 올해 8월을 기점으로 종료될 예정인 만큼, 추가적인 자금 조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에는 김 대표가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의무요건을 지켜야 하는 10년의 기간 내에 유상증자 등으로 보유지분을 희석할 경우, '상속 지분 유지' 조항을 위반하게 될 우려가 있었다. 


삼기이브이 관계자는 "북미법인 양산 본격화와 하반기 전기차 전방시장 업황 개선으로 회사가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추가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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