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뚝' 이디야, 애매한 포지셔닝 발목
작년 영업익 18%↓…리브랜딩·R&D강화 돌파구 모색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디야커피 사옥 전경(출처=이디야커피)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이디야가 저가커피 브랜드 경쟁에 밀리면서 작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업계 선두주자로 나섰지만 최근 메가커피·컴포즈커피와 같은 가성비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정체성이 애매해진 영향으로 시장에선 풀이하고 있다. 이에 이디야는 자체적인 경쟁력 재고를 위해 연구개발(R&D) 강화와 브랜드 리뉴얼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디야는 작년 27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2778억원 대비 1.0% 후퇴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나 축소된 82억원에 그쳤다. 2022년 말 주요 제품가격을 200~700원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판매 위축이 경영실적 악화로 직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문을 닫는 이디야 점포들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이디야의 계약해지 매장은 196개로 2021년 88개와 비교했을 때 122.7% 이상 증가했다. 이디야 커피가 그 동안 '폐점이 드문 브랜드'로 평가돼 온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디야의 경영실적 부진은 가격 포지션과 마케팅 부재 그리고 베이커리·디저트 제품군 부족 등으로 시장에선 분석 중이다. 현재 국내 커피시장은 저가의 가성비커피와 프리미엄인 스페셜티로 양분화된 형국이다. 스페셜티 기업군은 스타벅스, 블루보틀 등이 대표적이며 가성비커피 기업군으로는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이 포진돼 있다. 


이디야는 이 가운데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실제 대표 커피 종류인 아메리카노의 경우 고급브랜드인 스타벅스는 4500원, 블루보틀은 5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저가브랜드인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각각 1500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이다야는 3200원으로 고가도 아니고 저가도 아닌 애매한 가격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후발주자와 비교해 마케팅 활동에 소홀한 점도 이디야커피 실적 부진에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의 경우 앞단 3년(21~2023년)간 연평균 17%씩 증가(121억→152억→165억원)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표 광고모델이 없는 탓에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에 반해 후발주자인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간판 모델을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메가커피의 경우 대표 모델로 축구선수 손흥민과 걸그룹 있지(ITZY)를 내세워 홍보를 하고 있으며 춘천의 유명 카페인 '감자밭'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매장에서 감자빵도 판매 중이다. 컴포즈커피 또한 BTS의 뷔를 광고모델로 앞세워 스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3684억원으로 전년 1748억원 대비 110% 증가 했다. 영업이익 또한 124% 증가한 693억원을 기록해 큰 폭의 개선을 이뤄냈다. 컴포즈커피 역시 공격적으로 매장 출점수를 늘리며 지난해 획기적인 경영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컴포즈커피의 지난해 매출은 888억원으로 전년 737억원 대비 20%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49억원에서 366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디야의 경영실적 부진은 애매한 가격 포지셔닝이 문제인 것 같다"며 "너무 저가도 아니고 스페셜티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라는 점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디야커피도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올해 R&D에 집중해 베이글과 데니쉬 등 베이커리의 카테고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창사 이래 최초로 브랜드 리뉴얼도 준비 중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지난해 194억원 규모의 가맹점 지원정책을 펼쳐 본사 손익에 반영돼 영업이익이 축소됐다"며 "브랜드 모델을 기용하기보단 그 비용을 점주들과의 상생경영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01년부터 이어온 장수브랜드로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올해는 고객가치 중심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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