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한파 예고에도 배당 기대감 '솔솔'
결산·분기 '더블배당' 전망도 나와…4분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 '걸림돌'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7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각 금융그룹)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대비 악화된다는 예상에도 주식시장에서는 은행주들이 눈에 띄는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실적 감소는 이미 예상된 악재지만 배당기준일이 가까워져 오는 만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은행들이 상생금융 집행비용을 비롯해 부동산 PF 및 홍콩H지수 ELS 손실관련 충당금 등 4분기 대규모 비용 인식으로 배당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 지수는 지난 2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2일 종가 기준 지수는 646.73이었는데 25일 680.27로 장을 마감하면서 3일 만에 33.54포인트(p)(5.1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464.35에서 2468.42로 0.17%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은행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상승폭이 훨씬 컸다.


업계에서는 2023년 금융지주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임에 따라 실적과 무관하게 통 큰 배당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년과 같은 배당 수준만 유지해도 감익에 따라 배당수익률은 훨씬 커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대 금융지주 중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곳은 신한지주이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분을 비롯해 분기 균등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총주주환원율이 2022년 결산(30.0%) 수준보다 높은 34%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전년 대비 연간 배당을 최소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경우 양종희 회장이 취임 후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KB금융 발전방향 네 가지 중 '회사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이 포함됐던 만큼 배당 축소는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초과 자본에 대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었는데, KB금융의 지난해 9월말 기준 CET1비율은 13.7%를 기록했다.


하나금융 역시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해 왔다. 다만 하나금융은 CET1비율이 13%~13.5%일 경우 전년 대비 증가한 자본비율의 50%의 자본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고 밝혔던 만큼 전년 대비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9월말 하나금융의 CET1비율은 12.74%로 13%에 미달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 개정을 완료, 7월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했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후 소각했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12%까지 총주주환원율 30%를 유지할 계획인데,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12.1%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배당정책 일관성 등을 위해 순익이 많이 감소하지 않을 경우 전년 대비 주당배당금(DPS)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분기 다양한 일회성 요인이 겹치며 대규모 비용이 인식됨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배당 여력이 큰 폭 떨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은행들은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비용을 4분기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담보대출 LGD(부도 시 손실률) 상향 및 부동산PF 추가 충당금 적립, 희망퇴직비용 등 다양한 비용 발생 이슈가 겹치는 만큼 배당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의 '배당절차 개선방안'에 따라 주주총회 이후 배당액을 확정하고 배당기준일을 주총 이후로 결정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3월말 전후에 배당기준일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산배당 기준일과 1분기 분기배당 기준일이 맞물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곳들이 통상 3월말을 1분기 배당에 대한 배당기준일로 정하고 있어서다. 소위 결산배당과 분기배당 시기가 겹치는 더블배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4대 금융지주사들은 결산배당과 분기배당까지 맞물리면서 더욱 배당투자 매력이 확대돼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1분기 배당기준일이 예년과 동일하게 정해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더블배당이) 시기상 가능한 일이긴 하나 현재로선 배당기준일에 대해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결산배당기준일과 분기배당기준일이 차이가 얼마나 날 지는 모르지만 그 기간동안 보유하면 두 번 받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두 기준일 간 격차가 시장에서 예상하는 만큼 짧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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