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바인 대표, 자사주 활용 지배력 강화 '논란'
권성준 대표 지분율 16%, 자사주 지분 32%…경영권 방어수단 활용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포바인의 주요 매출원인 휴대폰 인증서 서비스 안내 화면. 출처=유비키 홈페이지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권성준 인포바인 대표가 전체 주식 수의 3분의 1에 달하는 자사주 물량을 활용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 지분율은 17%에 못 미치지만 자사주 비율을 33%까지 늘리는 등 자사주를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권 대표는 2010년 대표이사에 첫 선임된 이후 2013년 7월부터 약 10년간 인포바인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권 대표의 보유 주식 수는 52만9679주(16.59%)다. 여기에 NH농협은행에서 주식 담보 대출을 실행해 담보 제공 주식 수는 15만9645주다. 


권 대표는 지난 2016년 보유 주식의 약 98%(52만1355주)를 담보로 맡기고 43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올해 일부 대출금을 갚아 담보 설정 주식 수가 변동됐다.


기업이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수단 혹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 있다.


인포바인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자사주를 매입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소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수년에 걸쳐 쌓아둔 자사주는 105만332주(32.9%)에 이르고 이는 권 대표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인포바인, 경영권 방어에만 초점 맞춘 자사주 활용


자사주 제도는 본연의 목적이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 이를 위해 독일에선 전체 주식 수의 10% 이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초과하면 강제 소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국내 국내 기업의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기업에 있어 자사주가 사실상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며 "일부 기업의 경우 경영권 공격을 대비해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는 경우 존재한다"고 말했다.


자사주는 평상시 의결권이 없지만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기업 간의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의결권이 부활한다. 이는 소액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고 건전한 경영권 경쟁도 저해할 우려가 있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 개선 세미나'를 열어 "상장법인의 자사주 제도가 대주주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으로 활용되도록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이익잉여금 1000억 돌파…곳간 두둑한데 주주가치 제고 외면


권 대표의 자사주 활용법이 더 문제 제기된 이유는 이익잉여금을 1000억원 이상 쌓아가고 있는 만큼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은 외면했다는 점에 있다.


인포바인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09억3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15% 늘었다. 사업분야는 휴대폰 인증서 보관 서비스의 매출 비중이 76.9%로 가장 높고 ▲모바일 서비스(12.8%) ▲게임 서비스(6.89%) ▲기타(3.41%) 순을 나타낸다.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기준 총 자산은 113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자본 계정으로 분류되는 이익잉여금은 1099억7300만원으로 회사의 곳간은 두둑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지난 5년간 10% 미만으로 유지할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녔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8년 4.3% ▲2019년 6.6% ▲2020년 5% ▲2021년 3.6% ▲2022년 8% 등이다. 이어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8.5%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0~3% 수준에 그쳤다.


인포바인은 권 대표의 자사주 통한 경영권 방어와 자사주 소각 계획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한편 금융위는 자사주가 대주주의 편법적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이용될 뿐 주주를 위해 활용되지 않은 문제가 이어짐에 따라 4분기 중 자사주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 교수는 "경영권 방어 목적의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보다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시장에서 평가한다"며 "자사주 제도 재편과 함께 무자본 인수합병 등 약탈적 분쟁에 대비할 균형 잡힌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