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약품, 이제는 약속의 시간이다
수익 확대로 '주주가치 제고' 공언…R&D‧인재영입 빈틈없이 수행해야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2달 넘게 진행돼 온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형제인 임종윤,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어머니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누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추진하던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막아내고 다시 경영에 복귀할 전망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과 임주현 부회장으로의 승계로 발발했던 이번 경영권 분쟁은 형제와 모녀는 물론 회사와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줬다. 오너 일가 입장에선 그간 알려지지 않은 불화가 외부로 들어났다. 또 한미약품그룹 명성에 걸맞지 않은 재무상태가 노출됐다. 주주들은 오너 일가의 입만 바라보며 주가 걱정에 전전긍긍했다. 또 한미약품그룹을 믿고 통합을 추진한 OCI홀딩스도 피해를 봤다. 


어찌 됐건 오너 일가의 다툼이 마무리됐다. 이제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오너 일가는 물론 전 임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한다. 그리고 경영권 분쟁 중 지지를 호소하며 공언한 말들을 지킬 때다. 


먼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 나서며 실질적인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형제와 모녀 양측 모두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한 만큼, 상대의 큰 반대는 없어 보인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곳간이 든든해야 한다. 돈이 있어야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외형 확대와 내실 다지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굴지의 제약사 '한미약품'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사회 주도권을 잡은 임종윤 전 사장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와 기존 화학합성(케미칼)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주력 품목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지 구축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나선다. 아직 유치 대상 및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금조달에 빈틈없는 준비와 진행이 필요하다. 또, 해당 과정에서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 이슈를 잠재워야하는 과제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자금도 중요하지만 인재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 바이오의약품 100개 품목 생산이라는 임 전 사장의 목표를 고려했을 때, R&D, 생산, 영업 및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인재를 늘리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다치거나 불이익을 받는 임직원들이 나와선 안 된다. 그들 덕분에 지금까지 발전했고, 앞으로도 맡은 소임을 다해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 역시 '한미약품 DNA'를 가진 인재들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한미약품그룹에 흠집이 생긴 사실은 분명하다. 앞으로 이 흠집을 어떻게 지우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느냐는 전적으로 한미약품그룹에 달렸다. 분명한 점은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한 약속을 얼마나 지키는지에 따라 그 시간이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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