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품은 오리온, 추가 M&A 가능성 열어놨다
지속적인 바이오 사업 확장…현금 1.2조, 연간 OCF 4000억~5000억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6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 본사 전경(제공=오리온)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 인수로 바이오산업 투자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했다. 앞서 지분투자를 통해 원활한 협업을 이뤄왔던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행보다. 시장에서는 오리온그룹이 1조원을 상회하는 넉넉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추가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리온 측 역시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 산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앞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음료(생수), 간편대용식과 함께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꼽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오리온은 2019년 열린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제조 등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듬해 10월에는 중국 국영 제약사인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 2상에 들어가며 바이오 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 법인은 9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들어가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치약연구소를 설립했다.


또한 오리온은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 중국 도입, 큐라티스와 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위한 협약 등을 잇달아 체결했다. 2022년에는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사업 보폭을 넓혔다. 원활한 협약을 위해 세 회사의 지분 1.71%, 1.79%, 2.12%를 총 120억원에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턴 대규모 M&A에 나섰다. 오리온은 바이오기업 알테오젠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다. 최종 무산되긴 했지만 당시 오리온은 대표이사 지분 등을 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이달 15일 레고켐바이오 지분 25.73%를 5500억원에 인수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기로 하면서 M&A 시장에 큰 손으로 떠올랐다.


오리온이 넉넉한 곳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분 인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조1667억원(단기금융예치금 7343억원 포함)에 달했기 때문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의미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연간 4000억~5000억원이며,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000억~3000억원을 기록했다. FCF는 OCF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등을 뺀 금액으로,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현금력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여윳돈이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국내 인구 감소 등으로 제과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바이오시장 규모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오리온이 관련 기업을 추가적으로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CJ, OCI 등 대형 그룹들이 바이오기업 인수가 늘어나며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오리온도 이런 기류에 동참한 만큼,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들도 M&A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며 "재료부터 판매유통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 과정에 대해 전략적으로 M&A를 수행해 왔던 사례를 봤을 때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오리온을 거론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오리온 그룹 관계자는 "오리온의 사업과 연관해 국내외에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M&A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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